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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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학 아동의 17%가 식품 알레르기로 고통 받아”

제주대 이윤경 교수팀, 영·유아 부모 387명 조사 결과
“주 증상, 두드러기·가려움·피부발진·얼굴부음·구토 등”
“알레르기 유발 식품 대체식품 섭취율은 15%에 불과”
식품 알레르기. 게티이미지뱅크

 

미취학 아동의 약 17%가 식품 알레르기로 인해 고통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식품 알레르기 원인을 제공하는 식품 대신 아동이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하는 대체식품 섭취율은 15%에 불과했다. 

 

1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제주대 식품영양학과 이윤경 교수팀은 

‘제주지역 미취학 아동의 식품 알레르기 현황 및 이에 따른 부모의 양육 부담’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19년 5월 제주시와 서귀포시 소재 유치원․어린이집 5곳에 다니는 영·유아(만 6세 이하)의 부모 38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한 아동의 비율은 16.8%였다. 이들 중 실제로 의사로부터 식품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비율은 절반 정도였다.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한 아동(65명)의 주된 증상은 두드러기(44명), 가려움증(39명), 피부 발진(27명), 얼굴 부음(9명), 구토(7명), 입술 부음(5명) 등이었다. 

 

식품 알레르기의 원인 식품(중복 응답)으론 계란 등 난류(25명)가 가장 많았고, 뒤이어 우유·새우 등 갑각류, 땅콩과 콩류, 밀, 쇠고기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한 아동 부모의 15.4%만이 대체식품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식품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졌는데도 알레르기 원인 식품을 현재까지 제한하고 있는 아동이 전체의 9.7%에 달했다”며 “영·유아기는 성장이 활발한 시기이니만큼 불필요한 식이 제한은 영양 불균형과 성장지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알레르기 원인 식품 섭취 제한과 대체식품 섭취 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식품 알레르기는 아동이 성장함에 따라 호전된다. 하지만 천식·알레르기 비염·아토피 피부염의 순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 행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는 피부 점막이 미숙하고 면역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생후 1세 전후 영·유아기에 발생 위험이 크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선의 식품 알레르기 예방법은 특정 알레르기 유발 식품의 철저한 회피다. 만일 알레르기 유발 식품이 계란·우유·콩 등 아동의 정상적인 성장발달을 위해 필수적인 식품이라면 영·유아기에 적절한 영양소를 갖춘 대체식품을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영양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영양 및 건강 저널'(Journal of Nutrition and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