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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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로 현장감 극대화… 메타버스 한계를 넘다

롯데 ‘초실감형 라이프 플랫폼’

VR합성·3D렌더링 등 핵심기술 도입
쇼핑·영화관람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

유통업 넘어 그룹 미래먹거리로 공략
‘오프라인의 온라인화’에 전사적 노력
롯데정보통신과 자회사 칼리버스가 만든 롯데그룹의 메타버스 세계. 롯데정보통신 제공

지난달 열린 ‘CES 2022’를 통해 공개된 롯데의 메타버스는 최근 바람처럼 일고 있는 경쟁사의 메타버스와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실감형과 가상현실(VR)이라는 고기술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막대한 자본과 시간,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두 마리 고기술 토끼를 전면에 내세운 롯데의 메타버스는 유통기업을 넘어선 롯데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롯데 주력 계열사들의 전방위적 메타버스 활용 기저에는 롯데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이 있다.

 

◆새로운 이커머스 시장, 유통이 주목하는 메타버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1992년 미국 공상과학(SF)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해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로 사용된 메타버스는 이제 기업들의 미래를 위한 필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은 2020년 957억달러에서 2030년 1조5429억달러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대에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의 대안으로 이용이 급증했다.

 

롯데의 메타버스는 미래 먹거리라는 전략적인 판단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통기업으로서 이커머스의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란 판단이 녹아 있다.

일본 최대 백화점 기업인 미쓰코시이세탄은 지난해 3월부터 ‘레브월드’라는 메타버스에서 쇼핑이 가능한 서비스를 론칭했다.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메타버스에서 경험한 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실제 이세탄백화점 신주쿠점의 1층과 지하 1층 매장을 그대로 가상세계에 옮겼다. 해외 고객들도 메타버스에 접속해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판매원의 아바타가 고객들을 응대한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도 지난 1월 자체 암호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의 메타버스 사업을 위한 상표권 등록 신청을 마쳤다.

 

롯데는 ‘초실감형 메타버스 라이프 플랫폼’으로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현재 애니메이션 기반 메타버스 한계를 뛰어넘어 실사를 기반으로 현장감을 증폭시킨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그룹의 데이터베이스를 담당하는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와 함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기반으로 몰입도 높은 초실감형 메타버스 콘텐츠로 많은 관람객의 큰 호응을 받았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지난달 5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롯데그룹의 핵심사업 분야인 엔터테인먼트, 리테일을 그대로 메타버스로 전환시킬 것”이라며 “메타버스 기술과 서비스를 선도해 시장에 ‘룰’을 제시해 시장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동참한 칼리버스 김동규 대표 또한 “늦어도 올여름 아바타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라며 “실감형 메타버스 특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현실감을 느끼기 힘든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6가지 핵심기술을 도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실사촬영 기술과 실제 촬영과 그래픽을 위화감 없이 합성하는 VR 합성기술, 시각 변화에 따른 3D 실시간 렌더링기술, 사용자가 VR영상 속 물체와 터치, 음성, 시선 등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딥 인터랙티브 특허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초고화질의 영상품질을 최소한의 용량으로 구현하는 압축기술 또한 독자적으로 갖고 있다.

 

◆전사와 함께 손잡고 만드는 롯데의 메타버스 세상

 

롯데의 ‘초실감형 메타버스’는 메타버스 세상 속 나만의 집을 통해 쇼핑, 영화 관람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완전한 오프라인 생활의 온라인화를 위해 롯데는 전사적으로 메타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각종 콘텐츠를 만들며 다양한 산업군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이 메타버스에서 롯데하이마트와 함께 선보인 ‘버추얼 스토어’는 직접 가전 쇼핑이 가능하다. 메타버스 공간에 도심 속 공원을 콘셉트로 매장을 꾸몄다. 매장에 방문하면 냉장고, TV, 세탁기, 정수기 등 롯데하이마트 자체브랜드(PB)인 ‘HIMADE’(하이메이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다. 가상의 가전 상담원인 ‘디지털 휴먼’이 제품을 설명해주는 등 쇼핑 상담도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제품 색상, 기능 등 고객 선호도 투표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과는 ‘버추얼 피팅룸’과 ‘버추얼 콘서트’ 2가지 콘텐츠를 선보였다.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여행과 리테일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여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버추얼 피팅룸은 HMD 기기를 착용한 고객이 가상쇼룸에서 가방과 액세서리, 셔츠, 바지 등 원하는 아이템을 선택한 후 체험해 볼 수 있는 콘텐츠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는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과 연계해 ‘버추얼 스토어’, ‘버추얼 피팅룸’, ‘버추얼 시어터’ 등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며 “향후 전시, 모델하우스 등 다양한 산업군과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