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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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제안한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엔 ‘역선택 방지’ 조항 없어

安, 단일후보로 경쟁력 조사 '일부 우위'…尹 적합도 '우세'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선거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3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여론조사 경선 방식으로 후보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세부 방식과 그에 따른 유불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안 후보가 거론한 모델은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때 사용했던 것이다. 안 후보는 적합도와 경쟁력을 각각 묻는 방식의 여론조사로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체적으로는 여론조사 업체 두 곳이 각각 1천600명을 상대로 적합도(800명)와 경쟁력(800명)을 100% 무선전화(휴대전화) 방식으로 조사하고 이를 50%씩 합산해서 단일 후보를 결정했다.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성향 지지자들이 일부러 '약체'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을 넣지 않았다.

 

국민의힘 측은 안 후보와 여론조사 경선을 할 경우 역선택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경계하는 가운데 안 후보 측에서 민주당 지지자를 배제하는 문항을 넣지 않은 서울시장 단일화 경선 모델을 들고 나온 것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확한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 후보가 안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승리했던 것으로 당시에는 알려졌다.

 

안 후보가 이 방식을 준용하자고 한 것은 단순 지지율 조사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윤 후보측은 다자 대결 구도에서의 여론조사상 차이를 들어 안 후보의 사실상 중도사퇴를 요구해왔다.

 

안 후보가 다자 대결에서 한때 15%대의 벽을 넘었으나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해왔다. 반면 야권 후보 적합도와 경쟁력 등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를 이기는 사례도 있다.

 

구체적으로 윤 후보나 안 후보를 각각 야권 단일 후보를 가정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경쟁력을 묻는 이른바 '가상대결' 방식에서는 안 후보가 비교적 우위에 있다는 조사가 나온 바 있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1천7명에 야권 단일화가 이뤄졌을 경우를 가정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도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인 5.3%포인트였다.

 

반면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이 후보와 지지율 격차는 9.7%포인트였다.

 

칸타코리아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지난 4∼5일 실시한 전국 만 18세 이상 1천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 후보와의 격차(12.1%)가 안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이 후보와의 격차(19.9%)보다 낮은 수치였다.

 

다만 단일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안 후보보다 비교적 우세하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지난 8~9일 칸타코리아가 서울경제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8명을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으로 진행한 야권 단일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윤 후보가 43.0%로 안 후보(37.1%)를 눌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후보별 경쟁력을 물은 결과, 윤 후보는 47.4%를, 안 후보는 30.3%를 받으며 오차범위 밖 격차를 기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