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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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자영업자들 눈물의 삭발식… “처우 개선 없으면 24시간 영업할 것”

“가게 아닌 삶 마감해야 하는 자영업자…
모든 제한 당장 철폐하라” 분노 목소리
10명 단체 삭발식… 집단소송 계획도
코로나19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정부 규탄 광화문 총집회'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제한 조치로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정부에 실질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지난달에 이어 또 한 번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자영업자에 대한 처우를 즉각 개선하지 않을 경우 24시간 영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상공인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15일 오후 2시 광화문 인근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및 보상 정책 규탄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가운데 자영업자 10여명은 삭발식도 했다. 코자총은 지난달 25일 국회 앞에서도 ‘299인 릴레이 삭발식’을 열고 정부 정책을 규탄한 바 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집회 현장엔 약 400명이 모였다. 현행 방역 지침상 집회·시위 제한 인원이 299명이기 때문에 현장에 배치된 경찰은 집회 현장에 299명 이상이 들어갈 수 없도록 통제했다.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나머지 인원은 펜스 밖에서 구호를 외쳤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생존권 때문에 또다시 거리로 나왔다. 완전한 보상을 받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이번 거리두기 이후엔 더는 법을 지키며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24시간 영업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정부 규탄 광화문 총집회'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민상헌 코자총 공동대표도 “오미크론 확산으로 정부의 방역 조치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며 “그동안 방역지침을 준수해온 자영업자들은 허탈감에 빠졌고 자영업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정부의 무능함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와 방역 조치에 따른 생계 곤란으로 세상을 등진 자영업자들을 위해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코자총 측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극단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은 26명에 달한다.

 

 

묵념 이후에는 10명이 연단에 올라 단체로 머리를 미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부산에서 상경한 자영업자 양모씨는 “성실히 세금 내면서 살아온 20년 인생인데 2년 만에 모든 것을 잃고 거리를 헤매게 됐다”며 “정부는 가게가 아닌 삶을 마감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이 보이지 않나. 당장 오늘부터 모든 제한을 철폐하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코로나19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 회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정부 규탄 광화문 총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코자총은 집회 후 청와대까지 행진해 삭발식에서 나온 머리카락을 전달할 계획이다.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요구하는 집단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서 코자총은 △영업시간 제한조치 철폐 △매출액 10억원 이상 자영업자 손실보상대상 포함 △손실보상 소급적용 및 100% 보상 실현 △서울·지자체 별도 지원 방안 마련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업한 모든 업소 손실보상금 추가 적용 등을 요구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