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15일 막을 올렸다. 각 당 후보들은 유세 첫날 경부선을 따라 상·하행선을 누비거나 보수·진보 텃밭을 돌며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경제 살리기’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정권 심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미래 일자리 마련’,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개혁 진보 실현’을 강조하며 제각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0시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찾아 수출 현장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이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 대신 짙은색 정장을 입고 나타났다. 국민통합·경제 대통령을 천명한 만큼 민주당의 색채를 강조하기보단 중도 부동층에 호소할 수 있는 차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새벽 시간 야외에 모인 200여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진정한 선진국을 만들 준비됐습니까”라고 말한 뒤 부산 사투리로 “됐나”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됐다”라고 화답하며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대구, 대전, 서울 순으로 경부 상행선을 따라 국토를 종단하며 ‘통합·경제 대통령’을 외쳤다. 그는 부산 부전역 앞 유세에서 “정치인에게 이념과 사상이 뭐가 중요하냐”, “좋은 정책이라면 (국민의힘) 홍준표 정책이라도, 박정희 정책이라도 다 가져다 쓰겠다”며 위기극복과 통합, 실용에 방점을 찍었다. 대구에선 ‘대구·경북(TK)의 아들’을, 대전에선 ‘충청의 사위’를 내세웠다.
윤 후보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을 키워드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경부 하행선을 따라 전국을 가로지르며 정권 교체 당위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청와대 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과 동행하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눈발이 흩날리는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수백명 시민의 환호를 받으며 연단에 올라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이어 “저 윤석열, 위대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겠다”며 “저는 정치에 발을 딛은 지 얼마 안 되는 신인으로서 어느 누구에게도 부채가 없다.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과감하게 개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부패와 무능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선거”라며 “저는 대통령의 권력은 유한하고 책임은 무한하다는 사실을 단 1분 1초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유세를 시작으로 대전에선 “충청의 아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정권 교체”, 부산에서 청년들을 향해 “공정과 상식의 시대”를 외쳤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첫 유세를 한 뒤 TK 지역 민심 얻기에 집중했다. 안 후보는 경북 구미역 중앙시장에서 “과학기술과 세계흐름을 알아야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처럼 ‘제2 한강의 기적’으로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1박2일간 ‘호남행’을 계획한 심 후보는 전북 전주시에서 출정식을 열고 “촛불이 염원한 개혁과 진보를 밀고 갈 후보는 저 심상정 하나만이 남았다”며 “대한민국의 역사적 퇴행을 바로잡겠다. 제게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정부는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