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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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위기 극복 총사령관 될 것”… 윤석열 “대한민국 바로 세우겠다”

안철수 “9회말 투아웃서 홈런 칠 4번 타자 될 것”
심상정 “승자 독식 양당정치 통째로 바꾸겠다”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 호소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같은 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운 윤석열' 출정식에서 지지 호소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부산·대구·대전·서울 순서로 찾아 “경제 대통령·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부산항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 후보는 새벽 부산항 즉석연설에서 “부산은 제가 존경하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두 분 대통령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새 민주정부를 만든 자부심으로 지금부터 시작해서 3월 10일 새로운 눈으로 그 태양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지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이자 경제를 살리는 유능한 경제대통령으로, 국민들이 증오하고 분열하지 않고 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대동 세상,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특히 부산 표심을 얻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첫 유세지로 부산을 택한 것과 관련해 이 후보는 “대한민국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우리 모두 대륙과 해양으로 뻗어나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는 부인 김혜경씨 부친의 고향이 충청도인 점을 강조하면서 충청도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같이 흉악한 것 말고 보일러를 넣어드리겠다”며 “처가에 갈등과 증오가 아니라 화해와 성장과 평화를 선물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지로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앞을 택했다. 서울 유세에서는 호남을 돌고 온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그리고 대구에서 올라온 추미애 전 대표, 충청을 찍고 온 송영길 대표 등과 한데 모여 대규모 유세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 전 대표 등에게 파란색 목도리를 직접 둘러주면서 ‘원팀 정신’을 부각했다.

“진정한 선진국 만들 준비 됐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대구 동성로에서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구=허정호 선임기자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특정 정치세력의 권력욕을 만족시키고 지나간 과거를 따져서 잘잘못을 가리고 누군가의 보복을 감행하게 하는 게 필요한가”라고 비판하며 “다시는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정략적 이익을 위해서 누군가를 해코지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전 정권 수사에서 시작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을 상기시키며 “13년 전 그 아픈 기억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강조했다.

 

◆尹 “대한민국 바로 세우겠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5일 서울에서 대전, 대구, 부산까지 경부 하행선을 누비는 거점별 유세를 펼쳤다. 대선 구도가 안갯속 혼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영남 집토끼’와 ‘중도·무당층’을 공략해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이 키운 윤석열’ 출정식을 열고 정권교체를 위한 22일간의 유세 시작을 알렸다. 그는 “대한민국의 상식이 온전히 서는 정상적인 국가로 회복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 봄에 축배를 여러분과 들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대전, 대구, 부산 유세에서 모두 ‘정치 신인’으로서 기득권을 타파하는 개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전 유세에서 “충청의 아들 윤석열”을 외치며 “저 윤석열, 위대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대선 승리, 정권교체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유세에선 지역 사투리를 흉내 내며 “민주당 정권 5년으로 망가진 대한민국, 망가진 대구를 그야말로 단디(단단히)해야 하는 선거다. 여러분 단디하겠다!”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단디 잘하이소”라며 화답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홍준표 의원과 포옹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 후보는 동대구역 유세에서 경선 맞수였던 홍준표 의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홍 의원이 TK(대구·경북) 신공항을 약속해 달라고 하자 윤 후보는 “예 형님!”이라고 답했다. 두 사람은 얼싸안은 뒤 손을 맞잡았다.

 

이날 유세는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마무리됐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정치는 신인이지만 도저히 이런 꼴을 볼 수 없어 절실한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이렇게 서 있다. 오죽하면 공직생활밖에 모르는 제가 이 앞에 서겠나”라며 “무능하고 부패한 더불어민주당 정권을 국민의 이름으로, 그리고 부산 시민의 이름으로 심판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시민께서 키워 주신 저 윤석열이 국민께서 제게 준 권력을 함부로 쓰지 않고 여러분 말씀을 경청하며 남용하지 않겠다”며 “무한한 책임의식을 갖고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권력을) 행사하겠다. 제 주변과 측근의 부정부패에도 단호하게 읍참마속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레드 카펫’처럼 꾸며진 무대를 오가며 지지자들의 손을 잡았고, 지지자들은 빨간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환호를 보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후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 앞에서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安 “9회말 투아웃서 홈런 칠 4번 타자 될 것”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박정희’, ‘과학기술’ 키워드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 번화가 반월당역 유세에서 “과학 기술과 세계 흐름을 알아야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처럼 제2 한강의 기적으로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과학기술을 아는 사람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다”며 법조인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 “과학기술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이것을 ‘내수용 법률가’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깎아내렸다.

 

안 후보는 이어 경북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했다. 그는 구미역 중앙시장 유세에서 “경제도 어렵고,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하고, 대한민국은 야구로 친다면 9회 말 투아웃 상황”이라며 “이럴 때 필요한 사람은 홈런을 칠 수 있는 4번 타자 아니겠느냐. 그 4번 타자가 기호 4번 안철수”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후 경북 김천·안동·영주를 차례로 찾아 TK 표심 구애에 집중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보수 지지층을 공략해 저조한 지지율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오전 전북 전주시 롯데백화점 네거리에서 열린 대선 출정식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沈 “승자 독식 양당정치 통째로 바꾸겠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첫 유세 지역으로 ‘호남’을 택했다. 심 후보는 이날 새벽 서울 용산역 KTX 승강장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 전라북도 익산과 전주, 광주를 훑으며 유세를 펼쳤다. 심 후보는 이날과 16일 양일간 호남에 머물 예정이다.

 

심 후보는 전주 완산구 통일광장 사거리에서 열린 본선 출정식에서 정의당의 상징색인 노란색 운동화를 신고 유세를 벌였다. 심 후보는 “불평등 성장과 승자 독식 사회를 낳은 양당정치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역대급 비호감의 부끄러운 선거”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고, 특히 민주당을 향해 “무능과 오만, 내로남불로 촛불 시민의 열망을 배신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이어갈 후보는 심상정 하나뿐”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호남 시민들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기 때마다 개혁과 진보의 길을 안내해 줬다. 저 심상정과 함께 대한민국의 역사적 퇴행을 막고 녹색복지국가로 가는 이정표를 세워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에 광주로 이동한 심 후보는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 희생자 분향소를 찾았다.


최형창·김병관·곽은산·이도형 기자, 부산=김현우 기자, 대전·대구·부산=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