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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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선배님께서 도와주시면 큰 힘”…유승민 “백의종군하겠다”

윤 후보에게 다소 부족한 부분으로 평가받는 '경제 전문성' '중도층 공략'에도 탄력 붙을 듯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작년 11월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 발표에 앞서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경합을 벌였던 당내 대선 후보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원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향해 치열했던 경쟁을 뒤로 접어두고 대승적 차원에서 원팀을 이루는 만큼 향후 대선 정국에서의 시너지 발휘가 주목된다.

 

유승민 전 의원은 17일 윤 후보와 서울 여의도에서 공개 회동을 한다고 16일 유 전 의원 측이 밝혔다. 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은 몇 차례 통화했지만 일정 등의 이유로 회동이 성사되지 못했다.

 

뉴스1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15일 통화에서 유 전 의원에게 "선배님이 도와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유 전 의원은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히며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유 전 의원 측은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함께 경선했던 홍준표 선대본부 상임고문, 원희룡 정책본부장과는 달리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막판 선대위에 합류해 서울과 충청권 등을 중심으로 유세에 참여한 바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유 전 의원께서 그동안 침묵하고 계셨지만 지지의 입장을 가지고 계셨다고 본다"며 "어제 이 후보 측에서 통합 정부론 이야기하면서 유 전 의원까지 거론하니까 오히려 회동에 응하신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총괄선대본부장은 "(유 전 의원이) 유세장까지야 나오실까 생각한다"며 "자연스럽게 공개 행보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선 경선 과정에 윤 후보와 날 선 신경전을 주고받은 유 전 의원의 합류는 대선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응집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드러낼 소재로 보인다. 또 윤 후보에게 부족한 부분으로 평가받는 경제 전문성과 중도층 공략에도 탄력의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내에서 유 전 의원은 중도 표심에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보 분야에서는 보수적 성향이지만 경제 정책 등에 있어서는 진보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 전 의원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100만 개 공약을 실사구시 입장에서 과감히 수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성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이 대선 승리 이후 구성될 통합정부에 유 전 의원을 등용할 수 있다고 야권 균열을 노리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이 합류한다면 윤 후보로서는 대선 경선 과정의 최대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으로 대표되는 청년·보수 표심과 함께 유 전 의원으로 상징되는 중도·진보 표심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1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3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41.7%를 얻어 39.1%를 기록한 이 후보를 2.5%p(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윤 후보는 중도층에서 38.5%를 얻어 이 후보(39.1%)에 근소한 차로 뒤처졌다. 진보층에서는 이 후보는 69.3%를 얻어 13.3%를 기록한 윤 후보를 크게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