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으로 4년간의 옥살이를 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16일 회고록을 냈다. 안 전 수석은 회고록을 통해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당시 느꼈던 감정과 숨겨진 뒷이야기들을 들을 털어놓았다.
저서 제목을 ‘안종범 수첩’이라고 지은 안 전 수석은 업무수첩 63권에 대해 “최근 수년간의 눈물과 고통, 회한과 아쉬움이 다 들어 있으니 나의 분신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우선 안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솔직한 사과를 하도록 설득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는 2016년 10월 12일 당시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 김성우 당시 홍보수석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을 만나 비선실세의 존재를 인정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자고 제안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불쾌해하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안 전 수석은 “민정수석은 대통령이 그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처음 보니 너무도 떨리더라고 했다”며 “대통령이 최종 선택한 입장 표명은 아주 미약한 수준이 돼 버렸고, 이로 인해 그 후 이어진 사과문 또한 효력이 떨어지게 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특검 과정을 통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을 알고는 자괴감과 허탈감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재단의 모든 인사가 최순실이 면접해서 채용되었거나 적어도 아는 사이였다는 걸 알고는 ‘내가 참 바보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섬뜩할 정도로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창조경제라는 명칭은 버리더라도 문화를 산업에 융합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은 우리 경제가 세계 최고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 전 수석은 특검에서 삼성합병에 대한 대통령의 지시나 언급이 없었다고 진술하자 “이제부터 가족 관련 모든 것을 조사해서 우선 언론에 알리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검사가 조카의 취업 문제 등 가족 관련 비위를 들추겠다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법원 판결 역시 그는 “탄핵의 열풍과 촛불의 물결에 영향을 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