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토론을 제안했다. 호남 이슈를 선점해 유권자들의 이목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17일 자신의 명의로 KBS 광주방송총국, 광주 문화방송, KBC 광주민영방송 등에 공문을 보내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관련 TV토론 개최를 요청했다.
공문에 따르면 이 대표는 토론자로 자신이 직접 나서겠다며 상대편으로는 더불어민주당 관련 인사를 요구했다. 토론 일시는 가능한 빨리 협의해 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가능 여부를 검토해 2월20일까지 국민의힘 미디어국으로 회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 복합쇼핑몰' 이슈는 지난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광주 송정매일 시장 유세 과정에서 민주당의 '호남홀대론'을 부각하며 나왔다.
윤 후보는 "광주시민께서는 다른 지역에 다 있는 복합쇼핑몰을 간절히 바라고 계신다. 왜 광주만 없나"라며 "(쇼핑몰) 유치를 민주당이 반대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꼴등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이같은 유세에 민주당의 반박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전통시장 앞에서 대기업 복합쇼핑몰 유치를 발언한 점 ▲광주 지역 상권을 이해하지 못한 점 ▲광주 GRPD가 꼴찌라며 잘못된 정보를 주장한 점 등을 꼬집었다.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은 성명을 내고 "전통시장에 가서 대기업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는 자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대선 후보인가"라며 윤 후보를 향해 '몰염치'하다고 비난했다.
송 의원은 또 "광주의 지역경제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었다"며 "광주 인구 144만 중에서 60여만 명이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업에 관련돼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광주의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복합쇼핑몰을 유치할 경우 이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 GRDP가 꼴등이라며 자극적인 발언을 한 점도 문제가 됐다. 광주의 GRDP는 세종, 제주에 이어 뒤에서 3위다. 송 의원은 "GRDP 꼴등을 운운하며 이간질에 몰두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송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국민의힘은 재반박 중이다.
장예찬 선대본부 청년본부장은 이날 오전 당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복합 쇼핑몰 이슈를 이어가며 "다른 광역시 주민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광주에서는 어렵다는 사실을 몰랐다. 민주당의 방치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의 편의를 위해 국민의힘이 더 일찍 싸웠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장 본부장은 "윤 후보가 공약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물러서지 않고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합쇼핑몰은 단순히 쇼핑하는 공간이 아니다. 2030는 그곳에서 친구를 만나거나 데이트를 하고, 4050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6070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여가를 보내는 장소다"고 했다.
장 본부장은 "다른 광역시에 다 있는 복합쇼핑몰이 왜 유독 광주에만 없어야 하는 것인가"라며 "민주당은 그동안 대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광역시 복합 쇼핑몰 추진, 국민의힘 공약이 민주당에게는 엄청 아픈가.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 일당체제가 아니라 경쟁체제라도 이런 식일까"라고 따졌다.
그는 이어 "복합쇼핑몰 추진을 주제로 한 토론에 민주당은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응하라"고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