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는 영화, 방송 출연에 이용되던 침팬지다. 은퇴 후에도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열악한 트레일러 속 철장에 갇혀 지내야 했다. 한편, 아기코끼리 ‘해피’는 야생에서 포획되어 엄마로부터 떨어지게 되었다. 미국의 한 동물원으로 팔려간 뒤, 16년여 동안을 홀로 좁은 실내 공간에서 생을 보내고 있다. 모두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느낄 줄 알고, 3살의 인간 아이와 비슷한 정도로 영리한 동물들이다.
의뢰인 토미와 해피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법정에 선 변호사들이 있다. 30년 넘게 동물권 보호 활동을 해 온 스티븐 와이즈와 그가 이끄는 ‘비인간권리 프로젝트(NRP)’의 변호사들이다. 이들은 인간이 토미와 해피를 감금한 것은 이 자주적인 동물들이 원하는 곳에 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누구와 함께 있을지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법한 구금에서 풀어주라는 인신보호영장을 법원에 각 신청했다. 그렇지만 토미에 대한 신청은 일찌감치 기각되었다. 다큐멘터리 ‘철장을 열고’를 보면, 동물권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 온 미국에서조차 이 변호사들의 소송이 얼마나 환영받지 못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은 침팬지에게 권리가 있다면 ‘혹성탈출’ 영화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며 비웃었다.
NRP 변호사들의 활동은 단순히 동물을 더 넓고 자유로운 공간으로 보내는 ‘복지 개선’을 넘어서, 그 동물에게도 신체적 자유를 누릴 기본적인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기에 의미가 크다. 이들의 노력은 조금씩 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중이다. 비록 변호사들의 신청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최근 해피 사건에서 재판부는 “자주적인 비인간 동물은 단순히 법적 ‘물건’과는 다르고, 자유로울 자격이 있으며 존엄하게 대우받아야 할 존재”라고 명시했다. 항소심에서 해피 사건의 결론은 어떻게 나게 될까. 그 이름처럼 해피는 행복하게, 본래 습성에 따라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