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18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지역을 돌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경북 상주·김천·구미·칠곡에 이어 대구까지 찾는 강행군을 한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한편, 최근 화제가 된 ‘어퍼컷’ 동작으로 각 지역 유세를 마무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윤 후보는 이날 상주 풍물시장 유세에서 “상주시민들과 경북인께서 저 윤석열을 불러내서 부패하고 무능하고 무도한 민주당 정권을 박살내라고 불러주고 키워주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선 “대장동 부패 세력의 ‘몸통’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는 돌연변이 정당”, “국민의 피 같은 재산을 약탈한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정당”이라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고질적인 진영논리와 지역감정도 퇴출돼야 한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김천역 유세에서도 윤 후보는 “지난 5년 간 민주당 정권이 외교안보, 경제, 교육, 부동산, 모든 면에서 제대로 한 게 하나라도 있느냐”고 맹폭했다. 그는 거듭 민주당을 질타하면서 “당명에서 민주 자를 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정권심판론을 부각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구미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앞서 당내 경선 당시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로 발길을 돌려야했던 윤 후보는 이날 180도 다른 분위기 속에 생가 방문을 마쳤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까지 윤 후보를 환영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고, 일부 지지자는 꽃다발과 선물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 사회 혁명 다시 제대로 배우겠습니다”라고 썼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을 “우리나라의 미래를 준비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셨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후보는 구미역 앞에서 한 거점유세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개발계획과 농촌 새마을운동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의 혁명을 이룩하신 분”이라며 “이 나라를 완전히 바꾸셨다. 그게 바로 혁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 후보가 이날 호남에서 ‘박정희 군사 정권의 패악 중의 패악이 지역을 갈라치기 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이 사람들이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나라를 조각내서 20년, 50년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윤 후보는 이후 칠곡 유세까지 마친 뒤 대구로 이동, 동성로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특별사면된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뒤 입주할 사저가 마련돼 있는 달성군에서도 유세를 했다. ‘집토끼’인 보수층의 박 전 대통령 부녀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이날 윤 후보의 김천 유세현장에 2000여명이, 구미 유세엔 5000여명이, 칠곡 유세에는 3000여명이 각각 운집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15일 부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윤 후보에 앞서 대구로 향해 곳곳을 누비며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대구 칠성시장에서 “문재인정부가 갈라치기를 해서 대한민국을 조각조각 내놨는데, 이젠 통합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지방소멸과 일자리, 발전 문제 같은 것들은 국민 통합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주말인 19일에는 울산과 경남 양산·김해·거제·통영·진주·창원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강행군을 이어간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부산·경남(PK)지역을 꼽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