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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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베풀면 정신뿐 아니라 건강 효과도 있다?

CNN “남에게 기부나 친절 베풀면 내게도 좋은 효과가 있어”
“‘헬퍼스하이’라는 정신적 고양, 스트레스 경감·우울증 개선”
“신체적으로 ‘혈압 강하·고통 경감’…행복감도 높이는 효과”
“타인에 베푸는 친절, 자신에게도 선물 된다는 것 명심해야”
누군가에게 베푸는 친절함은 나에게도 실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남에게 친절함을 베푸는 것이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마 매일 누군가에게 친절함을 베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타인에게 기부를 하거나 친절함을 베풀면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혈압을 낮추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건강상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영국 등의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해 친절한 행동이 ‘헬퍼스하이’(helper's high)라는 타인을 돕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정신적인 고양상태뿐 아니라 이 같은 효과도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첫 번째로 친절한 행동은 ‘헬퍼스하이 등 정신적인 개선효과’다. 달리기를 할 때 쾌감을 느끼는 ‘러너스 하이’처럼 남을 돕는 이들도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우울증을 개선하는 등 정신적인 개선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는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뇌의 보상 중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뇌의 보상중추는 맛있는 디저트나 보너스, 칭찬과 같은 보상을 기대하고 심리적으로 처리하는 구역인데, 뇌 중심 시상하부 쪽 복측피개영역(VTA)에 위치한다. 이 과정에서 호르몬인 ‘도파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인지 장애의 위험을 줄이고,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에 기여하기에 더 오래 건강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다. 다른 이들을 위해 기부하는 행위는 혈압을 낮추고 심장 건강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 고혈압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자신들에게 40달러를 쓰라고 했고, 다른 그룹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 돈을 쓰라고 했다. 6주간의 연구 결과 남을 위해 돈을 쓴 이들이 혈압이 더 낮았다. 고혈압 환자에게 친절은 건강한 식단과 운동으로 얻는 혜택만큼 도움이 됐다. 

 

세 번째는 ‘고통을 경감시키는 효과’다. 최근 한 연구는 고아들을 돕기 위해 돈을 기부하겠다고 말한 사람들이 기부하기를 거부한 사람들보다 전기 충격에 덜 민감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신들의 기부가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수록 고통을 덜 느꼈다. 

 

과학자들은 고통을 주는 자극에 반응하는 뇌의 부분들이 타인을 위해 기부하는 행동에 의해 즉시 비활성화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행복감을 높이는 효과’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친절함이 단 3일 만에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시험 대상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은 매일 친절한 행동을 해야 했고, 두 번째 그룹은 새로운 활동을 시도했고, 세 번째 그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친절한 행동이나 새로운 활동을 한 그룹들의 행복감이 3일 후 눈에 띄게 높아졌다. 그리고 일주일 내내 같은 친절한 행동을 한 경우보다 다양한 형태의 친절을 베풀 경우 행복감이 더 높아졌다.

 

그런데 하루하루 과로에 시달리거나 팬데믹 기간 중에 직업을 잃은 이들이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어떤가. 우리 자신에게 휴식이라는 선물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CNN은 그래도 “타인에게 베푸는 어떤 친절도 자신에게 선물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