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4%대 폭등하며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고, 국제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는 등 전 세계 경제의 실물·금융시장 모두 요동치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개시 발표 직후 급등해 101.30달러를 기록했다. 4.41달러(4.55%) 뛴 배럴당 101.30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것은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4달러 이상 뛰어오르며 96달러를 돌파, 2014년 8월 이래 최고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국제유가가 폭등한 것은 러시아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유국으로 유럽에 원유를 공급하는 주요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은 천연가스의 약 3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미국이나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러시아 원유수출이 정체되고 수급에 압박을 넣을 것이란 우려가 시세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위기 속에 관망세를 보였던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다시 커지면서 국제 증시도 급락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4.85포인트(1.38%) 하락한 3만3131.76에 장을 마쳤고,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79.26포인트(1.84%) 떨어진 4225.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4.03포인트(2.57%) 내린 1만3037.49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전해들어야 했던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낙폭을 키웠다.
전 거래일 대비 30.25포인트(1.11%) 내린 2689.28에 출발한 코스피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로 치달으면서 낙폭을 키웠고, 결국 70.73포인트(2.60%) 하락한 2648.80에 장을 마치며 7거래일 만에 2700선을 내주고 말았다. 아울러 지난달 27일(2614.49) 이후 약 한 달 만에 종가 기준 최저 수준으로 지수가 떨어졌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팔자’에 나선 탓이다. 개인이 1조112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들려 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873억원, 485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의 낙폭은 코스피보다 더 큰 3.32%(29.12포인트)로 848.21에 장을 마쳤다. 일본의 닛케이 지수 ?1.8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2.52%, 홍콩의 항셍지수 ?3.32%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급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위험회피 심리와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과 금값은 급등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10.50원 오른 1202.50원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1200.5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약 2주 만에 다시 1200원을 넘어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국제 금 가격도 1% 넘게 올라 온스당 1942.3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은 폭락했다. 가상화폐 시장 ‘대장주’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6시 기준 5%대 하락을 보이며 4200만원 후반에서 4300만원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7~8%대 급락하며 300만원선이 깨지며 290만원대에 거래됐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1, 2위가 모두 흔들리자 나머지 ‘알트코인’들은 최대 15%까지 급락하며 가상화폐 시장 전체가 주저앉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