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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칼럼] 깃털처럼 가벼워진 대법관 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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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향적 판결에 재판 거래 의혹 물의
법치·민주주의 수호 최후 보루 의문
金 대법원장, 거짓말·여당 눈치보기
위기 수습 능력·자격 없어 사퇴해야

민주주의체제의 근간인 삼권분립은 프랑스 정치사상가 몽테스키외의 ‘발명품’이다. 1748년 몽테스키외는 명저 ‘법의 정신’에서 삼권분립을 주창하며 그 당위성을 이렇게 적는다.

“권력을 쥐면 누구나 그것을 남용하거나 권력의 한계에 이르기까지 행사하려 한다. 사법이 입법과 행정에서 독립되지 않으면 진정한 개인의 자유는 없을 것이다.” 삼권(사법, 입법, 행정)의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강조한 것이다.

김환기 논설실장

존 로크의 이권(행정, 입법) 분립을 확장한 삼권분립은 1787년 세계 최초로 미국 헌법에서 성문화된다.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의 필수 요소인 사법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몽테스키외의 통찰력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허나 몽테스키외의 기대와 반대로 사법부가 행정부의 독재를 보좌하는 나라들이 있으니 문제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일탈은 참담한 수준이다. 2004~ 2013년 4만5000여건의 판결 중 우고 차베스 대통령에 반하는 것은 한 건도 없었다. 대법관들이 편향적 판결로 정치 활동을 하니 법치주의가 고장 나는 건 당연하다. 대법관들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생겨날 리 만무하다.

한국은 어떤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며 혀를 차고만 있을 수 있을까. 물론 포퓰리즘 정치로 경제와 민주주의가 파탄난 후진국보다는 덜하지만 우리 대법원이 정의를 구현하고 사회의 가치 기준을 설정하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 우리 대법관들은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편향적 판결에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부적절한 처신, 대장동 사건 연루 의혹까지 겹쳐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많은 국민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에 전·현직 대법관 두 명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대법원의 권위와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기에 충분하다.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법부의 존립 자체를 흔들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가 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2월 4일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그분이 (일을) 다 해서 내가 50억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다”고 언급한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조재연 대법관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씨와 일면식도 없다며 ‘대장동 그분’ 의혹을 반박했지만 진실을 가리기 위한 검찰과 특검 수사는 불가피하다.

이런데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유감표명 한마디 없고 진상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보다 더 무책임한 기관장이 또 있을까 싶다. 아니 김 대법원장 자신이 쌓은 적폐가 많아 적극적으로 기강을 잡을 염치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임 판사의 대화 녹취록 공개로 거짓말이 탄로난 것은 사법부의 수치다. “나로서는 여러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한다. (여당에서) 탄핵하자고 하는데 내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느냐”라는 언급은 대법원장이 여당 정치인들에게 ‘굴종’한 대표적인 사례로 사법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대법관은 사법부의 권위를 상징하는 존재다. 미국의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인권과 자유를 신장하는 판결을 내려 사회의 진보에 기여한다. 우리 대법관들은 자기 진영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주는 편향적 판결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법 정의를 훼손한다. 전교조 합법 판결이 대표적이다.

노동조합법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조합원 자격이 없는 해직교사 9명이 조합원으로 있는 전교조를 합법화시켜준 건 법치주의에 반한다. 아무리 법리 해석의 요술을 부려 정당화해도 진영 편들기로 비칠 뿐이다. 이러고도 국민에게 판결을 믿고 따르라고 할 수 있겠나.

한국 사법부의 국민 신뢰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다. 대법원의 위기를 수습할 능력도, 자격도 없는 김 대법원장은 사퇴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삼권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이 더 훼손되는 걸 막는 최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