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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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병역기피’ vs ‘李 범죄경력’ 의혹 공방… 더 거칠어진 여야

법사위 등서 전방위 네거티브

與 “尹 시력 들쭉날쭉 부동시 확인 필요”
野 “李 소년범 의혹… 범죄경력 밝혀야”
신경전 끝 3일 두 후보 자료 열람 합의

부인 김혜경·김건희 의혹 공방도 지속
與 “이력 부풀리기 막장 허위의 달인”
野, 법카 유용 추가 제기… “국민 속여”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2일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이틀 앞두고 막판 네거티브에 열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동시(不同視) 의혹을 파고든 데 이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추가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의혹은 물론 부인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질타하며 맞불을 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법무부로부터 윤 후보의 부동시 관련 자료 등을 제출받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상대 후보 약점을 캐내기 위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법무부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자료는 박범계 법무장관이 출석해 직접 제출했다. 회의실에는 박광온 법사위원장과 양당 간사 등 최소 인원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1994년과 2002년, 2019년 시력검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시는 양안 시력 차이가 커서 생기는 일종의 장애인데, 윤 후보의 시력이 들쭉날쭉해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권은 윤 후보가 병역 기피를 위해 시력검사를 허위로 받은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소년범 의혹 해소를 위해 범죄경력 일체를 밝히자는 주장을 펴 왔다.

 

그런데 정작 양당은 박 장관이 자료를 들고 오자 약 2시간30분 동안 신경전만 벌였을 뿐, 열람은 하지 않았다. 박 장관이 이 후보 관련 자료 없이 윤 후보에 대한 자료만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 자료를 경찰이 개인정보를 이유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여야는 경찰청장에게 자료 제출 요구를 하는 데 합의하고 3일 두 후보의 자료를 동시 열람키로 했다. 

 

민주당 선대위 현안대응 태스크포스(TF)는 윤 후보 아내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추가 제기했다. 2010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에 관여한 바 없는데도 김씨 회사 코바나컨텐츠가 주요 전시 경력으로 내세웠다는 취지다. TF가 제기한 김씨의 허위 이력은 까르티에전과 반고흐전, 앤디워홀전에 이어 네 번째다. TF는 김씨를 겨냥해 “막장 허위의 달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거짓 네거티브”라며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3·1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서울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국민의힘도 가만 있지 않았다. 대선 기간 내내 이어져 온 ‘대장동 의혹’ 때리기에 집중하면서 이 후보의 ‘검사 사칭’ 허위 소명,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전방위로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선대본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 대장동 ‘설계자’ 이재명 후보를 살려내기 위해 권순일 전 대법관을 포섭한 상황들이 새롭게 드러났다”며 재판거래 의혹에 불을 붙였다. 이 수석은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던 2019년 김만배씨가 권순일 당시 대법관에게 50억원을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이재명 후보가 그들로서는 반드시 살려내야만 하는 인물, 대장동 개발사업의 ‘설계자’이자 ‘몸통’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 전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선대본 허정환 수석부대변인은 “이 후보가 대선 후보 공보물에 ‘검사 사칭’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마저 거짓 해명하며 끝까지 국민을 속이려 했다”고 공세를 펼쳤다. 허 수석부대변인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국민들께서도 선거기간 내내 거짓말을 반복하더니 선거공보물까지 허위로 만들어 국민을 속이려 한 이재명 후보에 대해 엄중한 심판을 내려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처가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의혹에 대한 여권 공세에 이 후보의 아내 김씨를 거론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실은 “민주당은 김혜경씨 ‘대법관(대리처방·법인카드 유용·관용차 사용) 의혹’은 수사 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면서 김건희 대표 계좌를 모두 공개하라고 주장한다. 이 무슨 내로남불 행태인가”라며 “증인과 증거들이 넘쳐 난다. 포괄적 사과 운운할 것이 아니라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배민영·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