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며 지지층 총결집에 나섰다. 3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가운데 하루 전인 이날 발표된 다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지지율 초접전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며 “통합정부” 구상을 전면에 앞세웠고,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강조하며 지지층을 향해 “투표를 통한 단일화 효과”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남은 일주일간 상대적 열세 지역인 수도권을, 윤 후보는 보수 진영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과 민심의 풍향계로 통하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각각 총력 유세에 들어간다.
민주당 선대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밤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뒤 남은 선거 기간 서울과 경기권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경제’와 ‘통합’의 메시지로 부동층 표심에 구애할 계획이다. 특히 김 후보가 “오늘부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며 사퇴를 선언한 것이 선거운동 막판 부동층 흡수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김 후보는 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되는 이 후보의 유세에 합류하는 등 지원 사격을 시작한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희망과 통합의 정치에 대한 김 후보의 강한 의지를 그대로 이어받겠다”고 화답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당장 지지율이나 득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통합정부론이 진정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 외에도 정치개혁과 통합정부에 동의한다면 국민의당 안철수·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다른 세력과 연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물밑 접촉은 없다”면서도 “국민통합, 연합정부 공개 제안에 대한 화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야권 단일화가 더 추진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투표로 단일화의 효과를 내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권영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대본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경우에는 결국 투표로 단일화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이렇게 본다”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의 표를 결집해 사실상 후보 단일화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은 사전 투표율 30%, 본 투표율 75% 이상을 목표치로 삼고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는 이날 TV토론회를 마친 후 3일 충남을 시작으로 영남권으로 내려가는 ‘무박 유세’ 일정에 돌입했다. 윤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4일 부산을 방문하면서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두 후보는 이날도 지지율 초접전을 이어갔다. 뉴시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일과 지난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6.3%가 윤 후보를, 43.1%가 이 후보를 꼽았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인 3.2%포인트였다.
글로벌리서치가 JTBC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 전국 성인 1006명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42.3%, 이 후보가 36.6%였다. 양강 후보의 격차는 오차범위(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내 5.7%포인트다. 지난 조사(2월 19∼20일) 당시 오차범위 밖 격차(8.3%포인트)에서 격차가 줄었다.
여야는 이날 앞다퉈 사전투표를 독려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열을 올렸다. 여야 어느 쪽도 승기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까지 변수로 작용하면서 남은 선거기간 내내 혼전 양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대선 사전투표일과 본투표일 오후 5시부터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들이 투표를 목적으로 한 일시 외출을 허가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격리자들은 사전투표 둘째날인 오는 5일과 본투표일인 9일 오후 5시부터 일시 외출이 가능해진다. 다만 외출의 목적은 선거 참여로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