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학교급식에서도 위기대응식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위기대응식은 감염병 상황에서 조리·배식·식사시간을 줄이면서 학생의 영양 기준과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특별한 급식을 가리킨다.
이미 학교급식에서 위기대응식을 제공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도 50%에 근접했다.
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함선옥 교수팀은 ‘COVID-19 상황의 학교급식에서 위기대응식에 대한 급식관리자의 인식 조사’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21년 5월 서울시 교육청 소속 영양(교)사 1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전체 학교급식 영양(교)사의 절반 정도(45.4%)가 ‘위기대응식을 제공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제공한 적 있다’는 응답률은 57.9%로 높았고, 중·고등학교는 각각 30%․25%로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설문에 응한 영양(교)사의 69.3%가 위기대응식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 간의 접촉 최소화’(45.6%), ‘감염병 등 위기 상황 대응’(36.7%)을 꼽았다.
위기대응식이 불필요하다고 한 영양(교)사(30.7%)는 ‘영양상으로 불균형해서’(37.5%), ‘일반식과 큰 차이가 없어서’(25.0%)를 이유로 들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영양(교)사 등 학교급식 담당자는 감염병 등 위기 상황에 따른 위기대응식의 필요성은 높게 인식하나, 위기대응식이 영양상 불균형하고 일반식과 큰 차이가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학교급식 영양(교)사가 위기대응식을 준비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안전(43.1%), 위생(28.5%), 관리(8.5%), 영양(8.5%) 순이었다.
함 교수는 논문에서 “위기대응식은 일반식보다 편리성이 중요하다”며 “학교급식 현장에서 감염병 격상 단계에 맞춰 1단계(관심)·2단계(주의)에선 위기준비식·일반식, 3단계(경계)에선 위기대응식을 단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한편 코로나19 유행 이후 집단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교급식 등 급식소는 감염 확산 가능성을 낮출 방법으로 조리·배식·식사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간편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학교급식(일반식)은 영양상 우수하고 안정적으로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감염병 등 위기 상황을 대처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간편식의 새로운 개념인 ‘위기준비식’과 ‘위기대응식’을 제안했다.
위기준비식은 감염병 상황에서 안전한 급식 준비를 위해 단기간 제공하는 급식이다. 학교별 상황에 따라 1∼3일간 제공할 수 있다. 주요 식단은 샌드위치, 빵, 떡, 음료, 후식이다.
위기대응식은 감염병 상황에서 조리·배식·식사 시간을 줄이면서 학생의 영양 기준과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특별한 급식을 가리킨다. 보통 1∼2주간 제공하는 급식으로, 식단은 완전 조리(RTH), 반조리(RTC), 완제품(RTE), 과일, 음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