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역대 최대로 불어나면서 1580조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등의 타격과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대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개인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며, 기업용 부동산 투자가 활발했던 영향도 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1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580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7조1000억원(13.4%)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분기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다만 증감률은 전년의 15.4%보다 하락했다.
특히 서비스업 대출 잔액이 880조8000억원에서 1027조2000억원으로 146조4000억원(16.6%) 늘어났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부동산업이 44조3000억원, 도·소매업이 36조6000억원 불어나며 증가를 주도했다.
제조업 대출 잔액은 415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2조5000억원(5.7%) 늘어났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서비스업 등의 대출이 크게 늘면서 산업별 대출금의 전년대비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개인 부동산 시장의 위축되며 기업 부동산 투자가 늘었고, 도소매업의 경우 특히 소매점 업황이 좋지 않아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예금은행 대출금은 1140조6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법인기업 대출이 703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61.7%를 차지했고, 자영업자 등 비법인기업은 436조7000억원으로 38.3%였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440조1000억원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집계가 되지 않는데, 이를 포함하면 실제 자영업자 대출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