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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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5개월째 3%대 ‘고공행진’… 유류세 인하 7월까지 연장

지난달 전년대비 3.7% 올라
기름값·외식비 줄인상 영향
유류세 인하 7월까지 연장
4일 오후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7% 오르면서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 등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물가 오름세를 주도했는데,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05.30(2020=100)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지난해 10월(3.2%) 물가 상승률이 9년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지난 1월(3.6%)에 이어 5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한 것이다. 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한 건 2010년 9월∼2012년 12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건 석유류(19.4%)였다. 휘발유(16.5%), 경유(21.0%), 자동차용 LPG(23.8%) 모두 일제히 올랐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원재료비가 오르면서 생선회(9.8%), 쇠고기(8.2%) 등 외식이 6.2% 상승했다.

문제는 향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악재가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계절이나 일시적 충격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3.2% 상승해 2011년 12월(3.6%)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는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110.60달러(2일 기준)를 기록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5년 만에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20%)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의존도가 높은 네온·크립톤 등 반도체 관련 핵심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 적용 여부를 이달 중 검토하고, 명태 등의 경우 필요시 비축물량을 방출키로 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