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NFT(대체불가토큰) 및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키우고 있다. 아직 NFT 전체적인 차원으로도 대중적인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은 만큼 카드사들의 관련 서비스 또한 ‘파일럿 서비스’ 형태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고객의 반응 등을 지켜보는 한편 가상화폐 투자에 익숙한 MZ세대를 잡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는 자사의 공연·음반 등 브랜딩 활동에 NFT를 접목한 다양한 시범(pilot)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보유한 다양한 문화적 자산에 NFT를 접목해 고객의 경험을 더욱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 한남동의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19~20일 열리는 ‘현대카드 Curated 72 이랑’의 공연 티켓의 일부를 NFT 티켓으로 판다. 단순히 NFT 형태로 티켓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들에게는 언더스테이지 1열 중앙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언더스테이지 백스테이지를 포함해,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와 바이닐앤플라스틱 등 현대카드 스페이스를 둘러보는 프라이빗 투어 등 다양한 추가혜택도 마련된다. 이랑이 사인한 실물 포스터와 직접 제작한 아트워크도 NFT로 제공된다. NFT 티켓 자체보다는 이를 둘러싼 폭넓은 혜택을 통해 NFT에 친숙한 고객을 잡고, 그렇지 못한 고객에게는 NFT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
현대카드는 또 ‘현대카드 다이브(DIVE)’ 앱을 통해 진행하는 랜선 라이브 공연 ‘팬메이드 라이브’에 참여한 관객에게 NFT를 제공하는 ‘팬메이드 라이브 NFT 굿즈’ 프로젝트도 시범 실시한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선도적으로 NFT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NFT를 생성하고 보관, 조회할 수 있는 ‘마이 NFT’다. 고객들은 마이 NFT를 통해 자신이 소장한 물건이나 파일을 NFT로 등록하고, 신한플레이(pLay)를 통해 조회할 수 있다. 아직 거래나 유통 기능은 제공되지 않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MZ세대의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관련 채널도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NFT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고객의 이용형태나 반응을 지켜보면서 향후 서비스 확대에 대한 가닥도 잡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C카드는 지난달 두나무와 NFT 및 메타버스 기반의 PLCC(상업자표시카드) 발행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고객의 디지털 경험 확대에 대한 연구부터 각종 협업을 진행하고, 이를 반영한 PLCC를 발행할 계획이다. BC카드로 오프라인에서 구입한 상품이 두나무의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NFT로 구현되는 것이 사례로 제시된 가운데,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방향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치킨업체, 배달앱과 손잡고 NFT 형태로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또한 NFT 발행 및 이용에 친숙한 MZ세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빅테크·핀테크 업체의 새로운 서비스 영역이 커지면서 살아남기 위한 카드업계의 몸부림으로도 볼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 외에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과의 접목을 시도하고, 관련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