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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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하하하하, 여당 대표”… 국민의힘 종일 축제 분위기

대선 승리에 재보선 싹쓸이… 의총서 한껏 고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며 웃고 있다. 이 대표는 “하하하하, 여당 대표”란 말로 발언을 시작해 장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뉴시스

3·9 대통령선거에서 5년 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이 10일 ‘샴페인’을 터뜨렸다. 비록 신승이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당이 집권당이 되고,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사실상 ‘싹쓸이’에 성공하자 축제 분위기 속에 하루를 보냈다.

 

한껏 고무된 분위기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한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 이어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절정을 찍었다. 이준석 대표가 발언을 하러 연단으로 향하자 장내에서 “(이제) 여당 대표다”란 말이 나왔고, 이에  이 대표는 “하하하하, 여당 대표”라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의원·당직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를 보냈다. 이 대표는 전날 대선과 관련해 “파란만장했다. 각고의 노력을 했고, 모두가 이 노력을 해서 지금의 이 영광이 있는 게 아닌가”라며 “특히 의원님들의 위력을 확인했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지방 행정과 (국회 의석 약) 180석을 상대로 치른 이 선거는 최고의 난도였다”며 “앞으로 어떤 선거도 지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어 “앞으로 함께할 영광들이 기대되고, 탄핵의 아픔을 겪은 정당에 5년 만에 다시 기회를 주신 국민께 감사하고 낮은 자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소야대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윤 당선인을 서포트(지원)하기 위해, 여소야대를 처음 경험한다. 우리가 여당의 역할을 하면서 180석을 상대하려면 서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해결을 못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며 “언제든지 지도부가 요청할 것이 있으면 뛰어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노정희(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애초에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부실관리 논란에 대해) 항의하는 데 그렇게 대응한 것은 선관위가 오만방자한 것이다. 강하게 규탄하고 책임 있는 인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준비 태세를 다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한 3·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선인들. 왼쪽부터 조은희(서울 서초갑)·최재형(서울 종로)·김학용(경기 안성)·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의원과 이준석 당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에 앞서 발언을 한 김기현 원내대표는 “아픈 역사를 딛고 쓰는 새로운 역사다. ‘폐족이 된 거 아니냐’, 대선·지방선거 2번을 연이어 지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걱정과 한탄이 지배했다”고 그간 당이 겪은 어려움을 상기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다. 대통령 당선으로 여당이 됐고 네 분이 재보선 당선으로 겹경사”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연설 도중 “대야”를 “대여”로 바꿔 말했다가 “아 헷갈리네”라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이에 한 의원의 “말 똑바로 하세요”라는 응수가 나오자 장내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새로 국회에 입성한 3·9 재보선 국회의원 당선인 4명도 이날 의총에 참석해 의원들과 상견례를 하며 들뜬 분위기를 더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에서 지역구 5곳 중 4곳을 싹쓸이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최재형 의원은 “이번 대선과 보선을 통해 국민께서는 국민에 군림하는 정권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서초갑에서 압승을 거둔 조은희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성공하는 데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애써준 이 대표, 김 원내대표, 선거사령탑(권영세 선대본부장 등)과 선배·동료 의원들께 정말 존경한단 말씀을 드린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이번에 충북 청주상당에서 5선이 된 정우택 의원은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하늘이 우리나라를 버리지 않는구나’ 이런 생각을 감히 한다”고 했고, 경기 안성에서 4선이 된 김학용 의원은 “민주당 정부의 지난 5년을 거울로 삼아서 하면 지방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재보선이 열린 나머지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에서도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출마한 무소속 임병헌 후보가 당선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