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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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여가부 폐지 공약 지켜질 것… 이게 무슨 반여성인가?”

김종인 “여가부 폐지 시 이대남·이대녀 갈등 구조 촉진할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0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교차로에서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후보를 대신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여전히 논란인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폐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이 상반된 생각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KBS광주 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여가부는 특임 부처로서 그 수명이 다했고 업무가 명확하지 않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 때문에 폐지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공약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여가부 폐지가 무슨 반여성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상한 이야기”라며 “당연히 공약대로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20대 대선 과정에서 이른바 ‘20대 남녀 갈라치기’라고 비판받은 데 관해선 “21대 총선을 놓고 기준으로 봤을 때는 20대 남성에서도 20대 여성에서도 30대 남성, 여성 모든 세대, 모든 성별에 있어서 표의 확장이 이뤄졌다”면서 “지금 와서 그런 것에 대해서 다른 평가를 한다는 것은 그냥 사무적으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전날 오후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에 체류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광주의 한 병원을 찾아 신속항원 검사를 받았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그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광주 서구보건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이 대표와 달리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여가부 폐지에 신중한 의견을 냈다.

 

김 전 위원장은 “젠더 갈등 문제라는 것이 표심을 완전히 양쪽으로 갈라놓지 않았냐”고 물으며 “이대남은 지금 당선자 쪽으로 표를 던졌고, 이대녀는 이재명씨 쪽으로 표를 던지고 이런 갈등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무조건 여가부를 폐지하면 그 갈등 구조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에 대해선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공로가 더 크다”면서 “다소 갈라치기니 이런 비난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런 비난이란 것은 묵살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앞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0일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 공약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선거 기간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인은 혐오선동, ‘젠더 갈등’이라는 퇴행적이고 허구적인 프레임을 선거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많은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높은 정권 교체 여론에도 불구하고 1%도 안 되는 아주 근소한 표 차로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한 민심의 의미를 잘 헤아리길 바란다”면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제3지대를 선택하며 새로운 정치에의 열망과 의지를 보여줬던 20·30 여성 시민들이 성평등 정책의 후퇴를 막기 위해 선거막판 강력하게 결집한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여가부에 관해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모든 부처에 성평등정책 담당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성차별과 폭력을 근본적이고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가칭) 등 컨트롤타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