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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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덮친 항공업계, 실적 우려에 ‘울고 싶어라’

항공유 가격 1년새 81%나 뛰어
커지는 연료비 부담 버티기 한계
LCC업체들 “항공유 관세 인하 등
정부 차원 지원 고민할 때” 호소

유가 급등과 코로나19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 항공사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물운송으로 영업이익을 낸 대형 항공사와는 달리 대규모 휴직에도 실적 악화를 거듭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에 대한 지원 요구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아시아 지역의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26.65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81.7%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월의 배럴당 46.57달러와 비교하면 171%가량 급등한 셈이다. 항공사 매출원가에서 연료비는 통상 30%가량을 차지한다.

 

국내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도 덩달아 늘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료비는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의 1조2474억원과 비교해 44.3% 늘어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3분기 누적 연료비는 6353억원으로 전년 3분기 누적 기준과 비교해 12.8% 늘었다.

 

항공업계는 국제선 운항 중단에 따른 어려움으로 대규모 순환 휴직으로 버티고 있다. 이에 연료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정부의 세금 완화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간 항공사는 국내선 항공편 운항을 위해 항공유 가격의 3%를 세금으로 낸다. 국제선은 면제된다. 한국항공협회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정부에 항공유 관세 인하와 석유수입부과금의 한시적 면제를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적 항공사들은 2019년 국내선 항공유를 5억5000만ℓ 사용해 80억원의 세금을 냈다. 석유수입부과금으로는 같은 해 88억원을 납부했다. 현재 석유수입부과금은 리터당 16원이다. 한국항공협회 관계자는 “고유가 대책의 일환으로 관세 인하와 석유수입부과금 면제 등의 업계 지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정부가 심도 있게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국내선 위주의 LCC들은 국내선 항공유의 3% 관세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2730억원, 영업손실 3171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도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9% 감소한 2471억원, 영업손실은 0.3% 늘어난 1852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도 매출액 2060억원에 영업손실 155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LCC는 코로나19와 고유가까지 겹쳐 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하반기 여객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연료비로 인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