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1년 후 물가 상승 전망값)을 끌어올려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13일 간행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국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기대인플레이션이 각각 4.9%, 7.0%로 집계돼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의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유가 변동 충격에 반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경기순환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유가 상승 역시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유가가 높을수록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자체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120달러 이상일 때는 가격이 10% 상승할 때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최고 0.3%포인트, 0.5%포인트씩 올랐다. 유가가 30달러 이하일 때는 유의미한 반응이 없었다.
특히 유가 상승세가 오래갈수록 기대인플레이션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보고서는 “유가 충격이 발생하면 1∼2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미국보다 더 높은 유럽의 경우 유가가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결과를 고려하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오름세는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될 것”이라면서 “향후 기업의 가격 결정, 노동자의 임금 협상 등을 통해 물가 상승이 더 광범위하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