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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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해저서 ‘6층 건물 단지’ 크기 싱크홀 발견

전체 41개 발견… 평균 깊이 6.7m
영구동토층 해저 부분선 첫 확인
미국 연구진이 음파탐지 장비를 이용해 포착한 싱크홀의 모습. 몬테레이 베이 수족관 연구소 홈페이지

미국 해양 연구진이 북극 해저에서 6층 건물이 들어찰 정도의 대형 싱크홀을 발견했다. 북극은 기온 상승으로 빠르게 지형이 변하고 있는데, 해저에서 이런 사례가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몬테레이 베이 수족관 연구소의 해양지질학자 찰리 폴 박사 등의 연구진이 미국 알래스카 북쪽 보퍼트해 주변 탐사에서 싱크홀 41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수중 차량과 선박에 탑재한 음파탐지 장비를 이용해 북극해 주변을 탐사해 왔다. 싱크홀의 평균 깊이는 6.7m(22피트)였으며, 가장 큰 싱크홀은 깊이 29m(95피트), 길이 225m(738피트), 폭 95m(312피트)에 달했다. CNN은 싱크홀 규모가 “6층 건물로 구성된 도시 블록 크기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지상에서는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붕괴하는 등 지형 변화가 여러 번 관찰된 바 있다. 그러나 영구동토층 해저 부분의 싱크홀 생성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N은 전했다. 비슷한 변화가 북극 다른 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폴 박사는 “이런 변화는 해저에 배치되는 모든 기반시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재 북극에는 이런 시설이 거의 없으나, 온난화가 지속하면서 북극 지역 접근이 용이해지면 이런 상황도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해저 싱크홀은 최근의 급격한 기후변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온난화로 빠르게 지형이 변하고 있는 북극 지상 영구동토층의 상황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폴 박사는 “이 지역의 장기간 수온 변화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며 “섭씨 1도 정도의 지하수라면 수천 년간 서서히 해저 동토층을 녹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