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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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출 ‘숨통’ 좀 트이나?

은행권 '빗장 풀기' 가능성 주목

서울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월세 매물이 붙어 있다. 뉴스1 자료사진

전세대출 자금 한도를 복원하는 우리은행의 규제 완화가 은행권 전체의 '대출 빗장 풀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뉴스1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우리은행이 지난해 10월 높였던 전세대출 문턱을 5개월 만에 대폭 낮추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금리 상승 기조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자 은행권이 빡빡하게 세운 전세대출 기준을 다시 완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른바 '전세대출 규제 3종 세트'를 완화해 오는 21일부터 시행한다.

 

주요 내용은 Δ전세계약 갱신 계약서상 임차보증금의 80% 이내 대출 허용(한도) Δ부부합산 1주택자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 해제 Δ보증금과 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 대출 신청 가능 등이다.

 

먼저 전세계약 갱신 시 전셋값(보증금) 증액분까지만 허용하던 대출 한도를 개선한다. 앞으로 갱신계약 시 증액분과 상관없이 임차보증금의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전셋값이 5억원에서 5%(2500만원) 올라 5억2500만원이 됐다면 계약갱신 시 보증금의 80%인 4억2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전세대출금이 3억원이라면 계약갱신에 따른 대출 허용한도는 1억2000만원인 셈이다. 현재 기준으로는 갱신 계약 시 대출 허용 한도는 전셋값 증액분인 2500만원이다.

 

우리은행은 부부 합산 1주택자도 비대면 전세자금 대출을 받게 한다. 현재 1주택자는 은행 창구에서만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부부 합산 1주택자 대상으로 비대면 전세 대출을 허용하는 상품은 한국 주택금융공사와 서울보증보험 보증서를 담보로 한 아이터치 전세론과 모바일 우리원 전세대출이다.

 

대출 신청도 현재는 갱신계약 시작 전에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계약 시작 후 3개월 이내면 신청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한다.

 

신규계약 전세대출 신청 시기 범위도 잔금 지급일 이전으로 제한했으나 잔금일과 주민등록 전입일 가운데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면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앞서 지난해 10월 강화된 전세대출 심사 규정을 현장에 적용했다. 우리은행이 21일부터 규제를 완화하는 '전세대출 3종'이 지난해 강화된 대표적인 규정이었다. 5대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이 같은 자체 규제안을 시행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규제 이전의 전세대출 기준으로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도 전세계약 갱신 시 임차보증금의 80%까지 대출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은 계약 갱신 때 '전셋값 증액분 범위 이내' 등으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전세대출 관련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소비자 금융을 취급하는 국내 전체 은행 17곳도 전세대출 심사 수준을 규제 전으로 복원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전세대출 규제 완화 '스타트'를 끊은 만큼 다른 은행들로 빗장풀기 바람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