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고 오는 5월10일 취임 이후로 청와대를 개방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 공원’으로 바뀔 기존 청와대 모습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당선인 측은 21일 청와대 본관을 대만 장제스 기념관(중정 기념관)처럼 전 대통령들을 기리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청와대는 시민들이 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들의 집무 공간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청와대 안팎으로 역사 유적이 상당수 위치하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 문화 공간이 ‘대통령 기념관’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추후 청와대 활용 방안에 대해 “장개석(장제스) 전 대만 총통의 경우 기록관에서 자동차 등이 공개됐던 것으로 안다”며 이와 유사한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록관이든, 기념관이든, 박물관이든 온 국민이 (과거 대통령들을) 기록하고 새기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그 가치는 상상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상당히 많은 아이디어가 들어오고 있다. 어떻게 (청와대) 본관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산 교육의 장으로, 그리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소개드릴 수 있을지 앞으로 많은 의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대선 전인 지난 1월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계획 발표’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고 기존 청와대 부지를 공원화해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후 윤 당선인 측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본관을 대통령 기념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윤한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5월10일 0시부터 청와대가 모두 빈다고 생각하면 된다. 건물은 잠가놓더라도 청와대 경내는 100% 오픈할 수 있다”며 “특별히 공원으로 꾸민다는 것은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일단 현재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언급된 장제스 기념관은 대만 정부가 ‘국부’ 장제스 초대 총통 업적을 기리고자 1980년 문을 연 기념관이다. 생전 집무실이 그대로 재현돼 있고 장제스 전 총통이 탔던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유품 등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명소로 꼽힌다. 기념관 앞 광장은 시민 공원으로 활용되며 매 시각 근위병 교대식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이처럼 청와대 본관에 대통령 기념관이 들어설 경우 잔디밭 녹지원과 외빈을 접견하는 한식 가옥 상춘재 등을 시민들을 위한 개방형 휴식 공간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게 윤 당선인 측 구상이다.
청와대 주변엔 다양한 역사 유적이 있어 시민들이 역사 탐방을 함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관저 뒤편엔 문재인 대통령이 불상 가치를 재평가할 것을 당부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석불좌상이 있다. 청와대 내 정자인 오운정은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당시 건립했는데, 현판 글씨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시대 왕을 낳은 후궁 7명의 신주를 모신 사당 칠궁도 청와대 안에 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적인 청와대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인 단계”라면서도 “(윤 당선인의) 취임 직후 국민들이 청와대 산책길을 거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