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전기전자공학과 이종원 교수 연구팀이 6G 통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통신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자체 설계한 메타표면을 활용해 6G 통신용 차세대 전파 자원인 ‘궤도각운동량’(OAM·orbital angular momentum) 신호를 만들고, 빠르게 수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OAM은 전자기파가 가질 수 있는 위상학적인 궤도 꼬임 상태다.
빛(전파)의 OAM이라는 물리량을 활용한 통신 기술은 주파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동일한 파장 안에서 위상이 꼬인 횟수(OAM 모드)에 따라 여러 개의 직교 신호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 번에 전송 가능한 데이터양을 늘릴 수 있어 빠른 통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OAM은 빔 형태가 일반 통신에 활용되는 빔(가우시안 빔)과 달리 중심 빔세기는 약하고, 주변 동심원 영역의 세기는 강한 특징이 있다. 모드가 증가할수록 동심원이 넓게 퍼져 수신 안테나 크기가 커져야 한다. 또 안테나에 들어온 여러 신호를 빨리 분리해 회수하기도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자체 설계한 메타표면을 활용해 이러한 OAM 신호를 빠르게 판별할 수 있는 통신 소자 기술을 제안했다. 메타표면은 이차원의 파장보다 작은 메타원자들의 배열로 이뤄진 구조체로, 파장보다 작은 영역에서 산란하는 빛의 진폭, 위상, 편광 등을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개발된 메타표면은 E-band 주파수 대역에서 2종류의 OAM 모드를 발생할 수 있으며, 빔을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조향 기능, 빔 발산각을 줄일 수 있는 렌즈 특성이 있다.
특히 이 메타표면을 180도 뒤집으면 OAM 신호를 빠르게 분리해 회수할 수 있는 수신기로 쓸 수 있다. 기존에는 동심원 형태 OAM 빔의 넓은 영역을 모두 스캔해야만 OAM 모드를 구분할 수 있었는데, 이 기술은 짧은 시간 안에 탐지기에 들어오는 신호의 유무만 알면 모드를 구분할 수 있게 한다. 즉, 신호 처리 시간이 더 짧아지는 것이다.
이종원 교수는 “메타표면이 OAM 신호 발생기와 수신기 역할을 동시에 수행토록 한 것”이라며 “실험적으로도 검증을 끝내 OAM 기반 6G 통신 기술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와일리(Wiley)에서 출판하는 국제 학술지인 ‘레이저&포토닉스 리뷰’(Laser & Photonics reviews)에 17일 자로 온라인 공개됐다. 연구수행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