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7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뚜렷한 거물급 서울·부산 시장 후보군이 없어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선 패배를 수습하는 가운데 자칫 지방선거까지 참패로 이어지면 당이 더 소용돌이로 빠져들 수 있어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22일 이번 주 중 지방선거 기획단을 꾸리며 본격 선거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서울시장 선거에 중량급 출마자가 보이지 않아 난감해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당헌·당규상의 당직 사퇴기한(3월12일)에 맞춰 재선 박주민 의원만 일단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고민 중이다. 박 의원 측은 출마 여부를 이번 주 안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4·7 보궐선거 때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경선을 치르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판설까지 제기됐던 것과 비교하면 ‘인물난’이 심해졌다. 우 의원은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박 전 장관도 불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 전략 공천을 해야 오세훈 서울시장과 상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뜻 출마하겠다는 분들이 없어서 (외부 영입 등)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놓고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서울이다. 서울에서 이겨야 경기, 인천, 부산에서도 승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부산시장도 전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적합한 후보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부산지역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변성완 전 부시장 등 몇몇 인물이 있지만 현직과 붙을 만한 중량급 인사가 없는 건 사실”이라며 “중앙당 전략 공천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런 와중에 경기지사 경선은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5선의 안민석·조정식 의원이 출마 의지를 드러냈고, 3선 수원시장 출신의 염태영 전 최고위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남양주에서 의원 생활을 한 최재성 전 정무수석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번 대선에서 경기도에서만큼은 이재명 전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5%포인트 이상 격차로 물리친 것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대선 과정에서 이 전 후보와 단일화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도 출마 뜻을 내비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대표가 서울과 경기 모두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논의를 더 해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 여세를 몰아 지방선거 압승을 이어 가겠다는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윤석열정부의 흔들림 없는 정책 추진을 위해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제 여당이기 때문에 정부 연계성을 높이고 대통령 공약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