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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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 갖춘 박홍근號… ‘친명 쏠림’ 가속

민주, 새 원내지도부 인선

원내대변인에 오영환·이수진 등
계파 안배 속 친문 세력은 약화
‘이재명 조기 등판론’ 무게 실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단 대변인단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내대변인으로 임명된 이수진·오영환 의원, 박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에 맞설 새 원내지도부 전열 재정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계파 안배에 신경을 쓰면서도 원내지도부의 ‘친(親)이재명계’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선 패배 후 숨고르기 중인 이재명 상임고문의 조기등판론에도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7일 오후 국회에서 모두 초선인 오영환 의원과 이수진(비례) 의원을 원내대변인으로, 고민정 의원을 원내전략부대표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오영환 의원과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수진 의원을 나란히 원내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은 수석부대표 임명과 마찬가지로 계파 안배를 통해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다음 날인 25일 원내수석운영부대표에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진성준 의원을 선임하고, 원내정책수석부대표에는 이 상임고문 대선 선대위 수석대변인 출신인 박찬대 의원을 선임했다. 수석부대표로 계파색이 다른 두 의원을 임명한 것은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원내대표단 탕평인사로 대선 패배 후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새 원내지도부에서 주류 ‘친문’ 계열의 상대적 약화 흐름은 뚜렷해 보인다.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친문계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이해찬계’ 친문이라는 점에서 주류 친문 세력과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해찬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이 상임고문을 지지했다.

 

또 지방선거 기획단장으로 선거전을 총괄할 김영진 사무총장은 이 상임고문의 핵심 측근그룹 ‘7인회’ 멤버로 알려져있고, 비대위원인 조응천 의원 역시 친문 주류와는 거리가 먼 비주류 출신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뉴시스

박 원내대표를 필두로 원내지도부의 친이재명계 성향이 강화되며 이 고문의 재등판 시기가 당겨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 고문이 지방선거 이후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직접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말도 들린다.

 

8월 전당대회에는 이 고문과 가까운 우원식, 친문계 홍영표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 주도권이 친이재명계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함에 따라 이 고문이 직접 뛰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원내대표는 오는 29일 전까지 원내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하고 향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 등을 정리해나갈 방침이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