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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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 전망…당선인 첫 사례, 보수정권 대통령 참석한 적 없어

“인권·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해 평화·국민 통합 이루는 길”
당선인 신분·보수정권 대통령으로서 첫 사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74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 윤 당선인의 4·3추념식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4·3항거에 대해 당선인이 선거 당시에도 말씀드렸던 바가 있었다. 그때 드렸던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선인의 지방 행보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국민 통합이라고 보통 얘기를 할 때는 진영과 이념을 넘어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면 그런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서 역동적이고 또 국민이 원하는 국민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5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했다. 당시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의 추념식 참석 요청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제주도 도내 4개 대학교 학생회는 27일 제74주기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을 일주일 앞두고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행불인 묘역의 표석에 조화(弔花)를 꽂고 있다. 제주=뉴스1

당시 윤 당선인은 추념식 방문과 관련 “인권과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해 평화와 국민 통합을 이루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최근 허향진 당시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추념식 참석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4·3추념식을 주관하는 제주도 역시 윤 당선인의 참석을 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이 4·3추념식에 참석할 경우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는 첫 사례가 된다. 특히 보수정권의 대통령이 4·3추념식에 참석한 사례도 없어 윤 당선인의 참석 여부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21년 4월 3일 제주 4·3 평화교육센터에서 열린 제73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03년 조성된 4·3평화공원에서 첫 위령제가 열린 후 현직 대통령으로 4·3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10년 동안 대통령이 한차례도 4·3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4·3추념식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음에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2020년, 2021년 세 차례 참석했다. 올해 추념식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를 슬로건으로 열리는 추념식은 보상 등 희생자 명예 회복의 의미를 담아 봉행된다. 이날 오전 10시에 도 전역에 1분간 추모·묵념 사이렌이 울린다.

 

본 행사는 묵념과 오프닝 영상, 헌화 및 분향, 국민의례, 인사말(도지사 권한대행, 도의회 의장, 4·3유족회장), 경과보고, 추념사, 추모 공연, 유족 사연, 추모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정부와 제주도는 감염병 예방 등 방역을 위해 추념식 참석 인원을 4·3 생존희생자 및 유족, 4·3 관련 단체 정당별 당 대표, 국회의원, 정부 주요 인사, 도민 등 299명 이하로 제한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