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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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익사’ 이은해, 성매매 업소녀였나…폭로글 보니 “공범은 포주”

검찰이 생명보험금 8억 편취를 위해 내연남과 공모해 남편을 살해한 뒤 도주한 이은해(31·여·왼쪽)와 공범 조현수(30·오른쪽)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뉴스1

 

‘가평 익사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명수배된 이은해씨(31)와 공범 조현수씨(30)가 과거 함께 성매매 업소에서 일한 것으로 보이는 폭로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20년 10월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알 가평익사사고 이모씨의 엑셀 파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는 엑셀 파일이 담긴 사진이 공개된 가운데, 사진에는 사람들이 예약하거나 다녀간 것으로 보이는 시간과 머문 시간, 그리고 방문한 사람의 특성을 정리한 듯한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고객 정보란에는 “다한증 아저씨”, “손톱 땜에 아파요?”, “120분 빡셈”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글쓴이 A씨는 “2019년 초까지 2~3년 동안 조씨 밑에서 일하며 조씨가 하는 일을 봐주곤 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당시 조씨 컴퓨터가 고장 나 파일을 백업해야 한다고 해서 제게 잠시 노트북을 맡긴 적 있다. 첨부된 엑셀은 그때 백업해놓은 파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엑셀 자료는 이씨가 일인숍 아가씨로 있던 당시의 DB(데이터베이스)라고 말한 A씨는 “엑셀표 밑에 보면 월별로 1년 내내 왔던 손님의 개인적인 데이터를 직접 작성했다”면서 “이건 조씨가 항상 지시했던 내용인데 그는 좋은 직장이나 호구 같으면 무조건 데이터화를 해놓으라고 이씨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가평 계곡 익사 사건’의 공범 조현수씨 밑에서 일했다는 A씨가 공개한 엑셀 파일. A씨는 이 파일을 이은해가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씨와 조씨의 내연 관계에 대해 A씨는 “이씨와 조씨가 사귀는 사이인 줄은 몰랐다”며 “둘이서 자주 여행 다니길래 가벼운 사이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 얼굴은 몇 번 본 게 다고, 조씨가 관리했던 1인 성매매 업소 아가씨로 일한 거로 안다”며 “조씨는 정상적으로 땀 흘려 돈 버는 걸 싫어하던 사람이다. 가만히 앉아 사람을 이용해 돈 버는 걸 상당히 좋아했던 형이다. 돈이라면 뭐든지 할 사람”이라고 조씨에 대해 언급했다.

 

해당 사건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지난달 31일 글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에 원글 작성자 A씨를 찾는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알’ 제작진은 “조씨 업소 운영 엑셀 파일 캡처본이 첨부된 게시글 작성자님을 찾고 있다”며 “도주 중인 이씨와 조씨에 대해서도 알고 있거나 목격한 분이 계시면 연락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인천지검 형사2부는 윤씨 살인 혐의로 이씨와 조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한다고 밝혔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 2019년 6월 이씨와 조씨가 공모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내연 관계로, 남편 A씨 명의로 가입된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이후 이씨는 A씨는 사망한 뒤 5개월이 지나 사망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심사 과정에서 사기 범행을 의심해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고, 이를 이씨가 직접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보험사의 만행”이라며 제보했다. 

 

그러나 오히려 수상한 정황을 눈치챈 제작진은 해당 사건을 ‘타살’로 의심했고, 방송 후 검찰은 재수사를 시작했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13일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나, 하루 뒤인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