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전직 프로농구 선수 천모(28)씨가 약식기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지난 2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천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다만 사건 발생 당시 출동한 경찰관에게 천씨가 아닌 자신이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을 한 혐의(범인도피)를 받은 그의 20대 여자친구 A씨는 최근까지 검찰에 송치되지 않았다.
약식기소는 벌금이나 몰수 등 재산형을 선고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검찰이 판단해 법원에 청구하면 재판 없이 형을 내릴 수 있는 절차다.
천씨는 올해 1월 19일 오후 9시께 인천시 중구 운서동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100m가량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일 "계단에 걸쳐있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차량 뒷자리와 조수석에 각각 앉아 있던 천씨와 A씨를 발견했다. 당시 측정된 천씨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3% 이상이었다.
천씨는 "누가 운전을 했느냐"는 경찰관의 물음에 "대리기사가 해줬다"며 전화번호를 제시했지만, 해당 전화번호의 소유주는 대리기사가 아닌 보험사 관계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도 자신이 차량을 운전했다며 천씨와 함께 거짓말을 했지만, 경찰이 확인한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천씨가 운전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천씨가 단순히 음주운전 사실만 숨긴 것으로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천씨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 4순위로 삼성에 지명돼 활약해 왔으나 음주운전 사건 이후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