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지원센터)가 지난해 도와준 피해자와 접수된 피해 건수가 전년보다 각각 40%,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지만, 남성 피해자가 전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앞선 사례처럼 ‘몸캠 피싱’ 피해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지원센터 운영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총 6952명, 피해 건수는 1만353건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는 전년(4973명)보다 39.8%, 피해 건수는 전년(6983건)과 비교해 48.3% 늘었다. 지원센터가 진행한 상담과 피해 촬영물 삭제, 법률 지원 등 피해 지원 사례도 18만8083건으로 전년(17만697건)에 견줘 10.2% 증가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매년 증가 추세다. 지원센터가 만들어진 2018년 1315명이었던 피해자는 2019년 2087명, 2020년 4973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피해자의 73.5%(5109명)가 여성이었다. 2020년 81.4%(4047명)였던 여성 피해자 비중은 다소 줄었지만, 피해자 수는 외려 증가했다. 남성 피해자가 늘어남에 따라 여성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남성 피해자는 1843명으로 전년(926명)의 2배로 급증했다. 이는 몸캠 피싱 피해 건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몸캠 피싱은 의도적으로 음란 영상 통화 등을 요구해 이를 빌미로 금전을 갈취하는 행위다. 경찰청에 따르면 몸캠 피싱 피해 건수는 △2015년(102건) △2016년(1193건) △2017년 (1234건) △2018년 (1406건) △2019년(1824건) △2020년(2583건) 매년 늘어나고 있고 지난해 처음으로 3000건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몸캠 피싱 피해자의 대부분은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센터의 피해자 현황을 보면 연령별로는 10대(21.3%)와 20대(21.0%)가 연령을 밝히지 않은 피해자(46.4%)를 제외하면 가장 많았다. 가해자 유형을 보면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성범죄 특성상 가해자의 51.7%는 특정할 수 없었다. 이어 피해자와 일시적 관계(28.2%), 친밀한 관계(7.8%) 순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의 대부분은 ‘유포’와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유포불안이 25.7%로 가장 많았고 불법촬영(21.5%)이 뒤를 이었지만, 유포(20.3%)와 유포협박(18.7%) 등 유포 관련 피해를 모두 합하면 전체 피해 유형의 64.7%를 차지했다.
지난해 지원센터가 삭제를 지원한 피해 촬영물은 총 16만9820건이다. 성인사이트가 34.8%로 가장 많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18.8%, 검색엔진이 17.9% 등이다. 성폭력방지법이 개정되면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피해자의 요청이 없어도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으로 삭제 지원할 수 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남녀의 구분이 없다”며 “시공간 제약이 없는 온라인 특성상 (피해 촬영물이) 유포되면 피해가 심각하므로 신속한 삭제 지원이 필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