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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백의자유롭게세상보기] 교육 혁신은 교육감 혁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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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관장 교육감 선거 복마전
교육·민주주의 이념에 부합 안 해
잇단 정치 지향적 불통행보 눈살
교육 분야 개선 최우선 과제 돼야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흔히 얘기한다. 대의민주주의가 일반화된 이후 투표는 대중의 권력을 선출된 대표자에 위임하고, 동시에 대중의 뜻을 받들지 못하는 권력을 교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절차이며 그 상징성도 매우 크다. 선거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기에 그 과정이 소모적이며 불필요한 논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선거가 우리 사회를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참여하는 선거 가운데 민주주의 실현과 무관해 보이는 선거가 하나 있다. 바로 교육감 선거다. 6월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를 둘러싸고 중도, 보수, 진보 후보가 난립하고 경선 공정성 논란까지 불거지며 선거가 시행되기도 전에 복마전에 빠져든 형국이다. 교육감 선거를 수십년간 해오고 있지만, 도대체 교육감은 어떤 일을 하는 직위이기에 선거 과정부터 잡음이 일고, 누가 선출되건 우리 교육은 항상 제자리걸음인가?

김중백 경희대 교수 사회학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18조는 교육감을 시도의 교육 및 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으로 규정한다. 행정부 의전 대우상 차관급에 해당하며 교육자치제가 실시됨에 따라 2007년 부산을 필두로 직선제를 통해 4년마다 선출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전체적인 교육의 틀을 확정하지만, 지역 단위에서 교육감의 재량은 정책 시행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특히 교육부 예산의 72.5%를 차지하는 62조5000억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실질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일반인의 생각보다 훨씬 크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을 왜 보통선거로 선출하는지,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감이 왜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지, 대학입시라는 현실적 제한이 존재하는데 선출된 교육감이 왜 자의적으로 교육과정에 개입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단언컨대 초·중·고 교육을 관장하는 교육감을 둘러싼 형국은 결코 교육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민주주의 이념에 부합하지도 않는다.

 

대선도 아니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 교육을 관장하는 사람을 뽑는데 왜 이념화된 단일화 논쟁이 불거지는가. 이는 과다한 선거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정치권과 손을 잡고 교육감 선거를 정치선거로 변질시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다.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 교육감 선거비용 제한액은 35억원에 달한다. 대단한 재산가가 아니고서는 이 정도 선거비용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교육전문가는 매우 드물다.

 

그러다 보니 출마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주요 정치 세력과 친분을 과시해야 하며 선거비용도 모아야 한다. 빨간색 혹은 파란색 정치 세력과 밀접하게 연계되지 않으면 당선은커녕 출마도 어려운 상황이기에 진영별 단일화는 필수다. 최근 언론 기사에서 교육감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단일화, 출판기념회 등 교육감과 어울리지 않는 내용으로 장식되는 데는 이런 배경이 존재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출마한 후보가 어찌 학생을 위한 교육, 미래 사회를 위한 교육의 틀을 짜고 정책을 시행하는 적임자가 될 수 있겠는가?

 

선출 과정이 정치적이니 교육감들의 행보 역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최근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대입 정시 비율을 확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 지면에서 정시와 수시의 해묵은 논쟁을 반복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발맞춰 당선된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자신들이 정시 확대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망각하고 있다. 정시가 왜 확대됐는가. 조국 사태로 불거진 정치적 격랑을 헤쳐 나가기 위해 정부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궁여지책으로 시행한 것 아닌가. 정권이 바뀌었다 해서 당장 정시를 늘리지 말라고 공개 요청을 하는 것은 교육을 정치 도구로 전용하는 행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더해 교육감이 자신의 이념 성향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이어지는 불통 행보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와 혁신학교를 둘러싼 불통과 갈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결국은 구성원 동의를 의무화했다. 이는 행정 절차가 일방적이었음을 방증하는 조치다. 혁신학교와 관련해서도 서울시교육청은 혁신학교만 예산을 추가하려는 꼼수를 쓰다가 너무 많은 학교가 신청해 부득이하게 하루 만에 취소하는 촌극을 벌였다. 이러한 방식으로 교육감들이 펼치는 정치 지향적 불통 행보는 교육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않다.

 

이미 여러 매체, 전문가, 국책연구소는 현재의 교육감 제도와 지방교육교부금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내국세의 20.79%를 지급하는 교육교부금은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교육에 일정 예산을 투입하는 제도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리더가 있느냔 점이다. 현재의 교육감 제도는 선출, 정책 결정과 시행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며 국정과제를 추리고 있는 시점이다. 교육감 제도 개선은 교육 분야 최우선 과제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