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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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시대 지속이냐 극복이냐”… 김은혜, 경기지사 출사표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경선열기 후끈

金 “경기도의 ‘철의 여인’ 되겠다”
강용석 복당은 최고위서 상정 보류
17개 광역단체장 경쟁률 3.64대 1
安, 이준석 선대위원장 요청 거부

민주도 후보자 간 견제 과열 조짐
안민석 “김동연, 국정농단 부역자”
金 “한 식구인데… 긍정적 경쟁하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 경기지사 경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4년 만에 전국 최대 지방권력 탈환을 목표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을 투입했고,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을 수성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선 경쟁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6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전날까지 윤 당선인 대변인으로 활약한 김 의원은 ‘윤석열의 입’, ‘복심’으로 불린다. 김 의원은 “경기도의 ‘철의 여인’이 되겠다”며 지사직에 도전했다.

또 김 의원은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이재명의 시대’를 지속하느냐, 극복하느냐를 묻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3억5000만원을 투자해서 8000억원을 돌려받았던 이 거대한 ‘잭폿’의 설계자는 누구인가”라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겨냥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부지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의원은 대선 기간 ‘대장동 저격수’로 활약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이 제 출마 결심에 덕담해 줬다”며 자신의 출마 배경에 ‘윤심’(尹心·윤 당선인의 의중)이 있음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다만 그는 “윤심이 아니라 민심을 대변하고자 나섰다”며 윤 당선인의 측근이 선거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한 반감 여론도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에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배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기지사 경선 흥행과 본선 승리를 통해 새 정부 국정 초반 동력이 될 전체 지방선거에서의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특히 윤 당선인에게 경기지사 탈환은 다른 어느 곳보다 절실한 목표다.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 윤 당선인과 맞붙었던 이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이자 인구 1300만명이 넘는 전국 최대 광역단체다.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 소장이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제10전투비행단 앞에서 열린 경기도지사 출마 공식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경기지사 선거에는 전날 서울시당의 복당이 승인된 강용석 변호사도 공천을 신청했지만 최고위원회에서 복당안 상정이 보류되면서 경선 참여가 불투명해졌다. 김 의원 외에도 유승민·심재철·함진규 전 의원과 천강정 전 선대본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당초 7일 최고위에 강 변호사 복당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강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이준석 대표를 향한 각종 의혹 제기가 해당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 강 변호사는 2010년 ‘아나운서 비하’ 발언 등으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제명돼 최고위를 거쳐야 복당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이날 17개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62명이 응모해 평균 3.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단수 응모로 사실상 공천이 확정됐다. 대구(8명)에 가장 많은 후보가 지원했으며 울산·제주(7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대선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안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도와달라는 사람들 있으면 (직책 없이) 가서 도와주면 된다”고 이를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에서도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간에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되며 경선 과열 조짐이 보인다. 일부 후보는 ‘막말’에 가까운 원색적 표현을 쏟아냈다. 안민석 의원은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를 집중적으로 때리고 나섰다. 안 의원은 전날 JTBC방송에 출연해 “김 대표가 국정농단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하며 ‘국정농단 부역자’ 역할을 했다는 팩트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앞으로 뛰어가기도 바쁜데 뒤에서 발목 붙잡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어차피 한 식구들인데 경기도의 비전과 콘텐츠를 가지고 긍정적인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맞섰다.


김병관·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