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6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약 이행에 필요한 예비비 일부인 360억원 지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옮기기 위한 실무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취임과 동시에 새 집무실에 입주하려던 윤 당선인 측 계획은 틀어지게 됐다.
정부가 이날 의결한 예비비 지출안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요구한 496억원보다 136억원 적은 규모다. 국방부 부지에 있는 합동참모본부(합참) 청사로 들어갈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 이전 비용 일부가 제외됐다. 이날 예비비에 포함되지 않은 금액은 향후 2차 예비비로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비비는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소관 업무에 각각 176억원과 118억원이 지원된다. 대통령 경호처 소관으로는 66억원이 지원된다. 구체적으로는 위기관리센터, 경호종합상황실 등 필수 시설 구축에 11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국방부 이전 비용에는 118억원이 배정됐다. 대통령 관저로 쓰일 예정인 육군참모총장 공관 리모델링 비용으로는 25억원이 쓰인다. 국방부 지휘부서와 합참은 필수 안보시설 구축이 완료된 이후 이전을 추진하되, 이사비 일괄 계약 필요성을 고려해 이번 예비비에 국방부 이전 비용 전체가 배정됐다.
예비비 통과가 지연되면서 취임 당일 온전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불가능하게 됐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 정례브리핑에서 “다소 소요된 시간이 있기 때문에 5월10일 딱 맞춰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크(TF) 팀장을 맡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이날 TV조선과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이 취임 날 국방부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했고, 최선을 다해 가능하면 빨리 가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TF내부에서는 국방부 청사 내 임시 집무실에서 윤 당선인이 취임 직후 업무를 시작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국방부도 본격 이사 준비에 착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르면 내일 (이사)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체 계약 후 국방부 지휘부서와 합참을 제외한 용산 영내의 기관·부서들은 순차적으로 이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지휘부서와 합참은 오는 18∼28일 진행되는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의 본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이 종료된 이후에 이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수위는 윤 당선인 대통령 취임식에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추진 중이라는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인수위 공식 입장이 아니다. BTS 소속사에 어떤 제안을 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