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정확히 50일 남겨둔 12일, 여야는 나란히 각 시·도와 기초단체들에 내세울 후보를 가려내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상 새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지는 선거에선 집권여당이 강세를 보이지만, 지난달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득표율 격차 1%포인트 내 초박빙 승부였던 점을 감안할 때 섣부른 판세 예측은 금물이란 말이 나온다. 특히 이번 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과 충청 지역 대진표에 이목이 집중된다.
수도권 중에서도 경기지사 선거는 ‘대선 2라운드’로 불릴 만큼 관심이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가 직전 대선 후보(이재명 전 지사)를 배출한 ‘텃밭’인 만큼, 반드시 수성해야할 지역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에선 합당을 앞둔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와 안민석·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이 경기지사에 도전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대표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5선 중진인 안 의원과 이 전 지사의 측근인 조 의원, 내리 3선을 한 염 전 시장의 견제가 매섭다. 염 전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김동연 띄우기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김 대표와 다른 예비후보들과 함께 공개토론을 하게 해달라고 당에 제안했다. 이에 김 대표 측은 “(토론을) 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경기는 꼭 탈환해야할 지역으로 꼽힌다. 인구 1300만명이 넘는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뒤처진 지역 중 하나다. 국민의힘 지선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경기를 비롯한 11개 광역단체장 경선 대진표를 확정, 발표했다. 경기지사 경선은 윤 당선인의 대변인 출신 김은혜 의원과 윤 당선인의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4선에 원내대표를 지낸 심재철 전 의원은 당 공관위가 경선 대진표를 발표하기 전 김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사퇴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의 공천이 확정된 서울과 달리, 인천은 안상수·유정복 전 시장과 이학재 전 의원이 3파전을 치를 예정이다. 민주당에선 박남춘 현 시장이 국민의힘 경선 승자와 맞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대전시장 경선에 이장우·정용기 전 의원과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을, 충남지사 경선에 김태흠 의원과 김동완·박찬우 전 의원을, 충북지사 경선에는 김영환·오제세 전 의원과 박경국 전 충북부지사를 올렸다. 충북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이혜훈 전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세종시장 경선에서는 성선제 전 한남대 교수와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맞붙는다.
이 밖에 국민의힘 울산시장 경선은 이채익·서범수 의원과 정갑윤 전 의원, 김두겸 전 남구청장의 4파전으로, 경남지사 경선은 박완수 의원과 이주영 전 의원 2파전으로 각각 치러진다. 국민의힘은 호남(광주·전남·북)에는 모두 단수 공천을 하기로 했다. 광주시장에 주기환 전 대검찰청 수사관을, 전남지사엔 이정현 전 의원을, 전북지사엔 조배숙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앞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도 단수 공천을 받았다.
한편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번 지선 선거구 획정 등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민주당 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이 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최대 쟁점인 ‘기초의회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으나, 박 의장이 일부 지역에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실시하는 방안을 도입하자고 제안한 것을 양당 모두 검토하기로 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새 정부가 출범하기 때문에 혹시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도 있다”며 “정부는 지방선거가 안전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어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시기”라면서 “모든 공직자는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매사 처신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