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제난에 빠진 스리랑카가 결국 일시적 디폴트(채무 상환 불이행)를 선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재무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되고 포괄적인 채무 재조정이 준비될 때까지 대외부채 상환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의 대외 채무 규모는 510억달러(62조9000억원) 수준이다. 재무부는 “국가의 재정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비상조치를 도입하게 됐다”며 채권자들은 이자비용을 자본화하거나 스리랑카 루피화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달랄 위라싱게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조치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위라싱게 총재는 “민간 채권단이 전면 손실을 보는 ‘하드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대외 부채 지급을 일시 유예한다”며 “제한된 외화 보유고를 연료와 같은 필수 품목을 수입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선의 조치는 부채를 재조정하고 심각한 채무 불이행을 피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 JP 모건 등은 올해 스리랑카가 갚아야 할 대외 부채 규모가 70억달러(약 8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향후 5년간 갚아야 할 대외 채무는 250억달러(약 31조원) 규모다. 하지만 스리랑카의 외화보유액은 3월 말 현재 19억3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국가부도 위기’ 상태였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지난해 말 스리랑카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며 채무 불이행 위험을 경고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도 IMF 구제금융을 받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외신들은 스리랑카가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업에 의존해 온 스리랑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관광객이 줄고 외환보유액도 감소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경제난 타개를 위해 인도, 중국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동원하고 있다. 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협상은 다음주 시작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