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유일하게 국가경찰·자치경찰 이원화 모델로 운영하는 제주 자치경찰 사무·인력 분담을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제주는 국가경찰 산하 자치경찰과 제주도 산하 자치경찰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14일 제주경찰청과 제주도자치경찰단에 따르면 두 기관은 15일 자치경찰단 대회의실에서 제1차 실무협의회를 연다. ‘제주도와 제주도경찰청 간 사무분담 및 사무수행 방법에 관한 업무 협약’을 개정하기 위해서다.
제주특별법과 관련 조례에 근거한 이 협약은 자치경찰 사무의 구체적인 범위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으로 제주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출범한 지 2년이 되가지만, 2014년 5월 제정 이후 한 번도 개정하지 못했다. 협약 개정을 먼저 요구한 건 제주경찰청이다.
제주경찰청은 제주도자치경찰단이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과 도시공원을 책임구역으로 맡아 해당 구역에서 24시간 근무하는 동시에 제주경찰청이 전담해 오던 112신고·출동 사무를 적극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폈다.
112신고 접수 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적어도 제주도자치경찰단 중산간 행정복합치안센터는 현행범 체포 등의 초동조치를 먼저 한 뒤 곧바로 출동한 제주경찰청 경찰관에게 사건·사고를 인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사무수행 장소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도 전역에 해당하고, 사무 수행 시간은 효율성에 따라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112신고·출동 사무의 경우 기존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파견됐던 제주경찰청 인력 268명이 지난해 경찰법 개정으로 제주경찰청으로 전원 복귀하면서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제주경찰청은 최근 입장문에서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몇몇 분야에서 나름의 계획을 세운 사업들이 일부 차질을 빚은 점은 유감이지만 그 책임이 제주경찰청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제주경찰청의 주장은 제주도자치경찰단을 제주경찰청 이중대로 만드려는 꼼수이자 제주특별자치도의 자치권을 말살하려는 의도”라며 “일원화 자치경찰제를 고수하려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고기철 제주경찰청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증가하는 치안 수요에 경찰 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자치경찰제가 도입된 만큼 제주 자치경찰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당 협약 개정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