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동부 돈바스에 병력 집중하는 러… 바이든 “1조원 무기 지원”

러, 우크라 대규모 공격 임박

러軍 요충지 마리우폴항 함락 주장
우크라 접경 벨라루스 병력도 증강
美매체 “최고위급 우크라 방문 추진”
바이든이 직접 방문할 가능성도 커
지원 무기엔 레이더·곡사포 등 포함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부인에도 남동부 전략적 요충지 마리우폴항을 장악하고, 우크라이나군 1000명 이상이 항복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러시아TV가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두 손을 들고 걸어 나오는 장면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마리우폴·부차=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지역 돈바스에 병력을 집중하는 와중에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최고위급 인사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요충지인 남부 마리우폴항을 함락했다고 주장하고, 우크라이나 접경의 러시아·벨라루스 지역에 병력을 증강 중이어서 대규모 공격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전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복수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백안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최고위급 인사가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후보군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있지만,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등 고위 각료가 방문단을 이끌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당국자는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13일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발트 3국과 폴란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지 방문했다. 4국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된 키이우 인근의 보로댠카를 찾아 “이런 범죄를 저지른 군인뿐만 아니라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들도 모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고 비판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정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8억달러(약 9800억원) 규모의 군사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새로 지원키로 한 무기체계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특별히 요청한 155㎜ 곡사포 18기와 포탄 4만발를 포함해 △대포병 탐지 레이더(AN/TPQ-36) 10기와 대공 감시 레이더(AN/MPQ-64 Sentinel) 2기 △대전차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 300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500기 등이 들어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 직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준비를 함에 따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계속해서 자신을 방어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새로운 군사원조는 이미 제공했던 시스템과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범위한 공격에 대한 맞춤형 능력을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동남부서 펼쳐질 격전에 대비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뿐 아니라 군사정보 지원도 늘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보도했다. 정부 관리 등은 미국 정부가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군 동향을 파악해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군사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새 정보지침을 마련했다고 WSJ에 전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카림 칸 검사장(오른쪽 두번째)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부차를 방문해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된 장소를 조사하고 있다. 마리우폴·부차=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의 기함(旗艦) 역할을 하는 순양함 모스크바함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지대함미사일로 격침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 측은 단순 화재로 인한 폭발사고라고 반박하고 있다. 모스크바함은 배수량 1만1500t, 길이 187, 폭 21의 크기에 승조원도 약 50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