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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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전 북한의 만행… "절대로 잊지 않는다"

1968년 4월14일 유엔군 탑승한 트럭에 총격
미군 2명, 한국군 카투사 2명 등 총 4명 희생
지난 14일 판문점에서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원들이 1968년 발생한 트럭 피습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유엔사 SNS 캡처

“그날의 만행, 절대로 잊지 않는다.”

 

윤석열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이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며 한반도에서 또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판문점에서 한·미 양국 공동으로 아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68년 발생한 이른바 ‘트럭 피습사건’ 추모식이 그것이다.

 

유엔군사령부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는 오늘 트럭 피습사건 54주기 추모식을 가졌다”며 “고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이들의 넋을 기린다”고 밝혔다. 당시 미군은 제임스 앤더슨 병장과 래리 우드 상병 2명이, 한국군도 카투사로 복무하던 이선규 상병와 김익홍 일병 2명이 각각 전사해 희생자는 총 4명이다.

 

유엔사에 따르면 JSA 경비대대원 트럭 피습사건은 1968년 4월 14일 밤에 벌어졌다. 대성동 마을 입구에서 판문점 투입을 위해 트럭에 탑승한 채로 이동하던 한·미 장병들을 매복해 있던 북한군이 무자비하게 공격한 것이다.

 

당시 북한군은 수류탄을 터뜨려 차량을 멈추게 했다. 이어 트럭을 표적 삼아 기관총 등으로 집중적인 사격을 가했다. 나중에 조사를 해보니 북한군이 쏜 총탄만 200발이 넘었다. 오늘날 우크라니아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저지르고 있는 학살극을 떠올리게 하는 만행이 아닐 수 없다.

1968년 4월 14일 벌어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원 트럭 피습사건 희생자들. 당시 미군은 제임스 앤더슨 병장과 래리 우드 상병 2명이, 한국군도 카투사로 복무하던 이선규 상병와 김익홍 일병 2명이 각각 전사했다. 유엔사 SNS 캡처

사건 직후 유엔사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여러 차례 강력히 비난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오히려 “유엔사 측이 비무장지대(DMZ)에 중화기를 들여놓았다”고 억지를 부리며 모든 책임을 유엔사 측에 떠넘겼다. 이후 JSA 경비대대는 사건 현장에 추모비를 건립하고 매년 추모식을 진행하는 중이다.

 

올해 추모식은 지난 5년간 한반도 종전선언 추진 등 비현실적이고 허황한 대북정책을 폈으나 결국 실패를 맛본 문재인정부가 곧 물러나고 굳건한 한·미동맹 재건, 그리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확고한 대북 억지력 구축을 안보 분야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정부 출범이 임박한 시점에 열려 특히 이목을 끌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7일 주한미군, 그리고 유엔사 본부가 있는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사 사령관과 만났다. 그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한·미 군사동맹과 연합 방위태세를 통한 강력한 억제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