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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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한국형 FBI? 전국적 수사기관 설치 방안 공론화해야”

박일환 전 대법관 “수사 ‘견제’ 중요”
“제2 공수처 만들면 책임 추궁 못 해”
2006∼2012년 대법관을 지낸 박일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남제현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각계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지난해 초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 남은 6대 범죄 수사권까지 떼어 내 일명 ‘한국형 FBI’(미국 연방수사국)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당론으로 발의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구체적 대안이 담기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2006∼2012년 대법관을 지낸 박일환(71·사법연수원 5기)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여태까지 정권이 다 검찰을 앞세워 통치해 검찰이 지금 비대하다”고 검찰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검찰이 하던 일을 누구에게 줄 것이냐 하는 문제가 해결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상호 수사와 견제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 “별도의 전국적인 수사기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이 종전에 발의한 법안엔 (해당 기관을) 법무부 소속으로 한다는 안도 있다고 하는데 법무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 중 희망자는 새 기관에서 근무하게 하면 어떻겠느냐”란 의견을 제시했다.

 

인터뷰는 검수완박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전인 지난 6일 이뤄졌다.

 

“수사를 경찰과 검찰이 나눠서 하는 가장 큰 원인이 신체, 생명을 다루니까 검증하고 또 검증해서 법원에 넘기자, 법원에서도 한 번 더 보자 이거거든요. (민주당 주장은) 민생치안은 경찰에 맡기더라도 검찰에서 하는 6대 범죄 수사는 FBI 같은 별도의 수사기관을 만들어 맡기자는 건데, 그런 건 전국적인 조직을 가져야 할 수 있죠.

 

그런 전문기관을 만들면 누가 관장할 것인가. 지금 경찰은 행정안전부에 속해 있는데 행안부 안에 수사는 들어가 있지 않아요. 옛날엔 내무부 치안국 소속으로 돼 있었죠.

 

미국 FBI는 법무부 소속 아니에요. 우리도 그럼 (한국형 FBI를) 법무부 소속으로 할 것이냐, 그건 좀 겁나고 그렇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처럼 만들어 놓으면 아무런 책임이 없어요. 자꾸 중립만 강조하다 아무 데도 소속돼 있지 않은 기관을 만들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책임을 추궁할 방법이 없잖아요.

 

결국 행정 업무인데 행정 업무라면 국무위원들이 책임지고, 잘못하면 국회에서 (정부에) 해임을 건의해 정치적 책임을 지게 하고 예산도 통제하고 해야 견제가 되는데 이런 걸 어떻게 할지 연구를 해야죠.”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