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선언… 공동정부 구성 교두보 확보

통합정당 새 당명 ‘국민의힘’으로 결정
국민의당 2인 받아 최고위 11명 체제로
홍보본부장 등 주요 당직 추천권 배려

국민의당 인사 경선 땐 100% 여론조사
일각 “살아남을 지역 아무도 없을 것”
권은희 제명절차 합당 신고 이전 진행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선언한 뒤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18일 ‘국민의힘’이란 이름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당시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약속 이행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동시에,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할 동력을 다소나마 추가하게 됐다. 6·1 지방선거 공천 등과 관련한 양당 간 불협화음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이준석,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당 합당을 선언했다. 양당은 통합 정당의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하기로 정하고, 새 정강·정책 수립, 민주적 정당 운영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합당 선언은 대표의, 공당의 책무”라며 사실상 대표로서 마지막 할 일을 마쳤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국민의당은 창당 2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지도부 진입 및 당직자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합당에서 볼 때 (최고위원) 1인을 추가하는 것이 관례지만, 국민의당 사정을 이해하고 2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은 조만간 최고위원회를 9인으로 구성하도록 정한 현행 당헌·당규를 11명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개정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출신 당직자 처우와 관련해선 “최종 협상에서 사무처 직원 7명을 저희가 (고용) 승계하고, 다만 처우에 대해서는 우리 당 내부 규정에 따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당에 있을 때와 동등하거나 그것보다 낫게 처우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아울러 홍보본부장과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당 대변인 등 주요 당직에 추천권을 배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이어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도 국민의당 추천 인사들이 공관위원으로 합류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선언한 뒤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양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대표가 후보 단일화를 하며 내건 공동정부 기치에 따라 합당 협상을 진행해왔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은 통합한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하며 당내 경선을 할 경우 기존 국민의힘 경선룰(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과 달리 국민여론조사 100% 방식을 적용받는다. 다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전략공천이 아닌 100% 여론조사 경선을 할 경우 실질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100% 국민여론조사라고 하지만 표본 자체가 적어 (국민의당 출신이) 불리하다”며 “100% 여론조사 경선을 하면 살아남을 지역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당 합당에 따라 국민의당 소속 현역 의원 3명은 국민의힘으로 소속이 바뀐다. 이에 따라 기존 110석이던 국민의힘 의석수는 113석으로 늘어나게 됐다. 다만 합당에 반대한 권은희 원내대표가 당에 제명을 요청한 상황이어서 변동 가능성이 있다. 비례대표인 권 원내대표는 자의에 따른 탈당을 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당 차원의 제명이 이뤄지면 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앞서 양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합당 안건을 의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과 합당 건은 전국위에서 승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합당의 건 의결 전에 저의 제명요청 건에 대한 안 대표의 결정을 확인했다”며 “빠르면 3일 늦으면 10일 후에 선관위에 합당 신고가 완료되는 시기까지 제명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제명을 위해 의원총회가 열려야 하기 때문에 이태규 의원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배민영·이창훈·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