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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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北 선전 방식… 美 매체 "김정은 전략 현대화·투명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110회 생일(태양절)을 맞아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중앙보고대회 및 평양시 군중시위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전활동이 현대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투명성을 앞세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북한 선전 2.0:더 정통하고 투명하게’라는 제목의 6분45초 분량의 영상에서 김 위원장이 최근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WSJ는 “김 위원장이 최근 새로운 옷을 입고, 체중을 감량했다”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독하는 총사령관인 동시에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면서 “이러한 변화는 정권이 국내의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 인민복이나 중절모, 뿔테안경 등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외양을 따라 했다면 최근에는 가죽점퍼나 롱코트,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WSJ는 특히 지난달 말 조선중앙TV가 방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 영상에 대해 “미사일 앞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라며 “북한은 그 영상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지난해 10월 북한 국방발전전람회 개막식에서 애국가 연주를 지휘한 지휘자가 김 위원장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선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콘텐츠가 현대화하는 전환점을 의미하고, 그것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부 세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드라마와 영화에 노출된 젊은 층을 겨냥해 콘텐츠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고, 콘텐츠 현대화를 통해 북한의 선전 방송을 계속 시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체는 또 김 위원장이 2020년 자연재해 복구 노력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거나, 북한 매체들이 ‘식량 부족’, ‘식량 문제’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과거 고난의 행군 등의 시기에도 식량 문제에 대해 인정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에서 북한 분석관으로 일한 스팀슨센터의 레이첼 리 객원연구원은 WSJ에 “김정은은 다재다능할 것”이라며 “김정은 하에서 북한의 선전 전략은 현대화와 투명성”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