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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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 이웃집에 불 지른 50대 '징역 2년'

‘층간소음 스트레스’를 이유로 예전 같은 건물에 살던 이웃집에 불을 지른 50대 남성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정신적으로 다소 불안정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정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일반건조물방화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이처럼 형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9일 오전 1시40분쯤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건물 3층에 거주하는 B씨의 집 현관문 앞에 등유가 든 소주병 1개를 두고 불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은 범행 직후 직접 119에 신고했고, 불은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곧바로 꺼져 큰 피해는 없었다.

 

A씨는 같은 해 4월 다른 곳으로 이사했으나, 피해자 B씨와 같은 건물에 거주할 때 층간소음 탓에 극심한 피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B씨 집에 불을 내기 20여분 전에는 층간소음이 심한 집을 소개해줬다며 공인중개사 C씨의 사무실 유리창 안으로 불을 붙인 소주병을 던져 불을 내기도 했다.

 

A씨는 방화 범행 전날인 8일 오후 9시쯤에는 현재 거주하는 빌라에 사는 이웃집이 시끄럽다며 피해자 집 현관문 앞에 “넌 애 때문에 산 거야. 혼자였으면 죽었어”라고 적힌 메모지를 붙여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신경정신과 약물을 과다복용하고 음주로 인해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범행 수단과 방법 등을 고려했을 때 피고인이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