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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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도 기후 위기 문제 작품화 팔 걷었다 [뉴스 인사이드]

기후·환경 눈 돌리는 문화예술계

‘창작공감’ 2022년 주제 ‘기후 위기와 예술’
신작 ‘기후비상사태’도 5월부터 선봬

실험성 넘치는 작품으로 연극계에 신선한 자극을 일으켜 온 국립극단이 기후위기 문제 작품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시작한 ‘창작공감’ 사업(선정된 작가·연출가에게 창작 활동 지원) 중 ‘창작공감: 연출’ 부문은 해마다 국립극단에서 제시한 주제에 관심 있는 연출가 2명을 뽑는데 올해 주제가 ‘기후위기와 예술’이다. “지구가 1.5℃ 더 더워지기 전에 무대 위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관객과 무엇을 나눌 수 있을지 연출가와 함께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게 국립극단 측 설명이다. 최소 3편 이상의 연출작 발표 경력이 있는 연출가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오는 28일까지 공모할 수 있다. 참여 연출가로 선정되면 달마다 창작 활동비와 함께 사전 준비 작업부터 구성, 워크숍, 대본 개발, 발표회, 내년 공연 제작까지 작품 개발 전 과정에 지원을 받는다.

국립극단은 작가 겸 연출가 전윤환의 신작 ‘기후비상사태: 리허설’(포스터)도 다음달 11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극단 앤드씨어터 대표이기도 한 전윤환은 우리 사회와 시대가 당면한 문제를 여러 ‘다큐멘터리’ 형식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 왔다.

이번 작품은 기후 비상사태로 지구가 멸망 위기에 처한 상황을 다큐멘터리 형식과 극적 구성으로 보여준다. 전 연출가는 22일 통화에서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연극을 만들려고 관련 분야를 조사하고 공부하는데도 너무 거대한 주제여서 개인적으로 감정 이입이 잘 안 돼 괴로웠던 경험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위기 문제는 우리 모두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나 개인 차원의 (환경보호) 실천을 통해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기후위기 요인은 불평등과 착취, 폭력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 탓도 큰 만큼 정책 결정권자들의 과감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비상사태: 리허설’ 제작 과정은 다른 일반 연극과도 다르다. 무대 세트는 물론 배우 의상과 소품 등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배우 등 제작진은 ‘불편한 공연 준비’를 감수하고 있다.

국립극단은 지속가능발전경영센터와 함께 이번 공연 제작부터 홍보·관람까지 모든 과정에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산정해 앞으로 공연계의 탄소발자국 절감을 위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강은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