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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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분석한 기업 ESG 성적표… SK1등, 태광 50위

시민단체 ESG 성적표 공개…기업 규모와 비슷
SK이어 현대차·삼성·LG·KT&G 상위권 포진
“HDC 등 하위권 중대재해법 시행 미흡 평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이미 사회적기업을 넘어 대기업의 새로운 트렌드이자 중요한 평가지표가 됐다. 기업의 ESG성과를 활용한 투자 방식은 장기 투자자들의 수익 추구 수단이 됐고, 기업 행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벤처 캐피탈 및 금융기관 등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결정에 대한 지표로 ESG를 적극 반영하면서 기업의 미래가 ESG에 달렸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기업들이 ESG를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온도차가 크다.


25일 경제민주화시민연대가 한국투명성기구·민생경제연구소와 함께 발표한 재계 50대 기업의 ESG 성적과 순위에 따르면 재계 순위는 ESG 평가지수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시민단체 차원에서 대기업의 ESG 성적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위집단에서는 300포인트 만점에 225.71포인트를 기록한 SK가 1위, 211.86포인트의 현대자동차가 2위, 193.29포인트를 기록한 삼성이 3위인를 차지했다. LG그룹(193.12p)과 KT&G(193.02p)가 각각 4위, 5위로 뒤를 이었다.

 

하위 집단에는 건설사와 산업기반 그룹들이 포진했다. 하위 집단 5개에는 호반건설(145.32p), HDC(144.79p), 중흥건설(134.69p), 영풍(134.47p), 태광그룹(125.74p)이 이름을 올렸다.

 

이 시민단체는 최근 문제가 된 HDC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태광산업의 방사성 폐기물보관 논란 등을 거론하며, 하위권 기업집단일수록 중대재해보호법 시행에 대한 경영 대응이 미흡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경주 경제민주화시민연대의 상임대표는 “매출 규모와 산업 업종을 반영한 평가 가중치를 반영했음에도 ESG 기준 도입에 산업별 격차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며 “하위 그룹의 경우에는 기업 공개부터 공시 내용, 재해 사고, 환경 폐기물, 주주 권리 등 전반적인 평가에서 ESG 지속경영과 사회공헌에 대해 무관심을 드러냈다. 개별 대기업에 따른 편차가 명확함에도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의 저조한 성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평가 지수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평가 등 국내외 주요 지표와 공시자료, 언론보도 등의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시민사회·노동계 전문가 250인이 참여한 가운데 평가를 산출했다.

 

한편 경제민주화시민연대가 252명의 시민사회 노동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경제민주화 성취 및 ESG 방향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성과 관련 문항에 답변자 중 35.7%가 ‘퇴보했다’, 31.8%가 ‘정체했다’고 답변해 부정 평가가 더 많았다. ‘매우 퇴보했다’는 답변도 13.1%에 달했지만 ‘발전했다’, ‘매우 발전했다’는 답변은 각 14.7%, 4.8%에 불과했다.

 

이형철 경제민주화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국내외 ESG 지수와 공시자료, 언론보도 등을 전수조사해 계량화했다”며 “앞으로도 대기업의 환경 의무와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에 주력하면서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