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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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강남 8학군 입학 위해 생일 바꾼 정황”

김인철 부총리 후보자 의혹 줄이어
1990년 ‘2월생’서 ‘4월생’으로 정정
1997년 대치동 이사 직후 초교 입학

金, 대교협 회장 시절 법카 부정사용
외대총장 땐 휴가 신청 않고 외유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검증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먼저 김 후보자가 딸의 강남 초등학교 진학을 위해 딸의 주민등록 생일을 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 시절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과 인사청문요청서에 김 후보자의 성과로 기재된 ‘한국외대 송도캠퍼스 투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외대 총장 재직 중 별도 휴가를 신청하지 않고 외유성 출국을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 박찬대 의원이 25일 교육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당초 딸이 1990년 2월26일에 태어났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5년 뒤인 1995년 서울동부지법에서 1990년 4월6일생으로 생년월일 정정 허가를 받았다.

 

김 후보자는 1992년부터 동작구 흑석동에 살다 1997년 1월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했고, 김 후보자의 딸은 1997년 3월 대치동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당초 출생신고대로라면 김 후보자의 딸은 ‘빠른 1990년생’으로 1996년에 입학해야 했으나 생일을 정정한 덕에 소위 ‘강남 8학군’ 중 하나인 대치동으로 이사한 이후인 1997년으로 입학이 늦춰졌다.

 

민주당 서동용 의원은 김 후보자가 대교협 회장 시절 법인카드 사용 내역 49건 중 31건이 부정사용 또는 방역 수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오후 6시 이후 2인 초과 모임 금지 등의 방역 수칙과 결제 한도 1인당 4만원·주류 결제 지양 등 대교협과 교육부 법인카드 집행 지침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김 후보자는 ‘식당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적용되던 지난해 1월4일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오마카세’(주방장 특선 요리) 5인분과 사케를 주문했다. 당시 식사비용은 총 45만5000원이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인숙 의원실 제공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김 후보자의 외대 총장 시절 외유성 출국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이 김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한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총 47회 출입국을 했다. 이 중 해외 출장 목적 출입국은 32회, 목적 미상 출입국이 15회였다. 이 기간 김 후보자는 중국 7회, 일본 4회, 그리스 1회, 아랍에미리트 1회, 미얀마 1회, 인도네시아 1회 입출국을 했다. 모두 법정 근무일이 포함돼 있으나 별도 휴가신청을 하지 않았다. 한국외대 교직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질병,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 또는 결강해야 할 때는 소정서식에 의거 총장의 사전 재가를 받게 돼 있다.

 

권 의원은 “상습 평일 출입국은 교직원 복무규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명백한 근무지 이탈”이라며 “공직기강의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부총리로서 자질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 인사청문요청서에 김 후보자 성과로 기재된 한국외대 송도캠퍼스 투자 유치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한국외대는 2020년 11월 현대건설, 한국투자증권 등과 3000억원 규모 송도캠퍼스 개발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중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24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인천시가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은 당초 캠퍼스 조성 계획에 없는 내용”이라고 반발했고, 이후 기업 투자 금액은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음 달 2일 오전 10시에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