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우려했던 전국 출근길 버스 대란은 없었다. 서울과 부산 등 5개 지역 노사는 막판 협상에 성공하며 파업을 피했다. 대구 등 일부 지역 노사도 조정 기한을 연장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서울시버스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전 1시20분 임금 5% 인상에 극적 합의했다. 파업돌입 2시간 40분을 남긴 시점이었다. 전날 제2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자정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나 추가 협상을 이어간 끝에 양측이 합의점을 찾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합의안은 생활 물가 상승안을 반영하면서도, 재정 부담 증가는 최소화해 작년도 임금동결에 따른 실질적 운수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합리적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노사가 합의에 이른 곳은 경남이다. 경남시외버스노사는 전날 오후 10시10분 임금 3.2% 협상안에 합의했다. 부산시내버스노사도 이날 오전 3시15분쯤 첫차 운행 1시간여를 앞두고 임금 5% 협상을 타결했다. 제주 준공영제 7개 버스업체 노사와 창원시내버스노사도 파업 직전 각각 임금 3%, 7.5% 협상안에 뜻을 모았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진통이 거듭됐던 경기도는 전날 우선 파업 유보를 결정했다. 경기도 전체 버스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36개 버스업체는 전날 오후 11시30분 막판 협상 끝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노조 측은 경기도와 사측의 향후 약속 이행 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내버스노조는 2차 쟁의 조정회의 마감 시한을 이날 오후 6시까지로 연기하기로 했다. 양측은 오후 3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다시 만나 조정회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북 버스업계도 부분 합의에 성공하며 파업을 피했다. 익산과 김제, 진안의 4개 버스업체는 임금 2% 인상에 합의했지만, 전주시 2개 업체는 다음 달 10일까지 조정기한을 연장하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전국 9개 버스노조는 코로나19로 2년 연속 동결된 임금을 8% 안팎으로 인상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사측은 승객 감소, 버스 보조금 감소 등으로 인한 재정난을 토로하며 협상이 파행을 거듭해왔다.